원로목사에 추대된 정필도 부산 수영로교회 목사
입력 2011-10-12 16:06
[미션라이프] 정필도(70) 부산 수영로교회 목사가 12일 이규현(55·전 호주 시드니새순장로교회) 목사를 후임으로 세우고 목회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 목사는 1975년 부산 수영로 로터리에 개척 후 35년 만에 출석성도 3만명의 대형교회로 부흥시킨 부산·경남권 대표 목회자다. ‘기도의 눈물이 차야 예배당이 채워진다’며 평생 기도와 설교준비에 힘썼던 그의 목양인생을 들어봤다.
-1967년부터 목회를 시작했으니 45년간 목회하셨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최고의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 후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종교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반 아이들을 몽땅 예수 믿게 한다는 목표 아래 전도를 했어요. 별명이 ‘정 목사’였죠. 중·고등학교 소풍 노래자랑 땐 반 대표로 나가 찬송가를 부를 정도로 외골수였다니까요. 목회자가 된 다음에도 ‘부산을 완전히 복음화하고 한국은 물론 세계까지 복음화 시킨다’는 목표가 확고하게 서 있었습니다. 지난 목회여정을 뒤돌아보니 하나님의 정확한 계획과 섭리, 인도하심이 있었어요.”
-목사님 하면 설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많이 먹어야 젖이 나온다’ ‘한편의 설교를 위해 10편의 설교를 들어야 한다’며 2만개의 설교테이프, 3만권의 책, 방송설교 녹음기 등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항상 설교테이프를 쌓아놓고 시간이 나는 대로 듣습니다. 침대 머리부터 책상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들을 준비가 돼 있어요. 설교는 주로 새벽기도 때 주님이 주시는 영감으로 준비합니다. 오전 10시까지 보통 3시간 이상씩 기도하는 데 별의별 영감을 다 주세요. 이처럼 설교준비에는 기도가 절대적인 역할을 합니다. 기도 중에 받은 은혜가 크면 말씀의 은혜도 큽니다. 사실 교회 부흥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만약 목회 현장에 기도가 없다면 미안하지만 희망이 없다고 충고하고 싶어요.”
-설교자는 어떤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합니까.
“하나님은 기도하는 종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목회자의 세계는 기도의 은혜를 받지 못하면 그대로 끝나는 것이라고 봐요. 좋은 자료로 설교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설교자의 심령이 메말라 있다면 죽을 쑤게 돼 있습니다. 설교 준비가 그리 신통치 않아도 주님을 사모하는 간절한 마음, 은혜가 충만하다면 그때부터 성령님이 이끌어 가십니다. 배우고 연구하며 몸부림치면 안 될 것이 없어요. 최근 어떤 목회자를 만났는데 교인은 20명도 안되는 데 금강산을 3번 다녀왔다고 자랑 하더군요. 이처럼 목회자의 생각이 딴 데 가 있습니다. 지금이 어떤 때입니까. 과거보다 몇 배 노력해도 목회가 될까 말까인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너무 여유만만 해 하고 있습니다.”
-60년대 말 총신대 신학생 시절 동기들과 함께 유명 목사님을 찾아다니며 목회 비결을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신성종 이종윤 예종탁 목사님이 동기입니다. 나이는 제가 어리지만 같이 팀을 이뤄 유명 목사님들을 찾아다니며 목회 비결을 배웠습니다. 교회를 찾아가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물어보지도 않는 노하우를 제공해 주셨어요. 그게 평생 목회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분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님입니다. 당신께선 설교준비를 할 땐 강단에서 똑같이 하기 위해 원고를 모두 외우고 거울 앞에서 연습까지 하시더군요. 설교 전 4시간 이상 기도하신다는 말씀에 그만 두 손 들었습니다. 뱁새가 어떻게 독수리를 따라가겠습니까. 진짜 감탄했어요.”
-후임자를 어떻게 선택했으며, 어떤 기대감을 갖고 계십니까.
“사실 ‘성도들을 모아주셔서 대형교회가 됐는데 후임자도 주님이 결정하세요’하고 모든 것을 내려놨어요. 다만 몇 가지 기준은 제시했는데 수영로교회 출신 목회자 중 성공적 목회로 검증된 분, 신학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사람, 부부관계와 자녀교육 등 가정이 모범적인 목회자, 장로·청빙위원·부교역자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목사님이었습니다. 그렇게 선출된 분이 이 목사님인데, 앞으로 3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여세요. 부임하자마자 기도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인가 봐요. 큰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국내 부흥집회를 참 좋아해요. 연합집회에 초청해 주시면 달려가겠습니다. 교회에서 세운 엘레브세계선교회를 통해 세계선교에도 주력할 예정입니다. 후임 목사가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돕는 것도 제 역할이라 봅니다.” 부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