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조광래號 UAE에 진땀승

입력 2011-10-12 02:00


이겼어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승리였다. 조광래호가 아랍에미리트(UAE)를 누르고 승점 3점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항해를 보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 UAE와의 경기에서 박주영(아스널)의 선제골과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2대 1로 이겼다. 2승1무를 거둔 한국은 레바논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쿠웨이트를 누르고 승점 7점으로 1위를 지켰다.

전반전은 답답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한국은 후방에서 볼을 돌려가며 UAE의 빈틈을 노렸지만 압박 수비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다. 게다가 한국은 잦은 패스미스를 범하면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내주기도 했다. 그나마 기성용(셀틱)이 좌우에서 정확한 롱패스를 선보이며 해외파 가운데 가장 활발한 몸짓을 보여준 것이 눈에 띄었다.

다행히 후반전에 선제골이 일찍 터져 나온 덕분에 한국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서정진(전북)이 UAE 수비진을 뚫고 정면으로 정확한 스루 패스를 찔러 넣었고, 박주영이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침착하게 공을 밀어 넣었다. 둘은 최근 A매치에서 연속 3골을 합작하며 그 위력을 발휘했다.

선제골을 기점으로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UAE의 수비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기성용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UAE의 수비수 함단 알 카말리의 머리를 맞고 들어가 자책골로 연결, 한국은 행운의 추가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UAE 이스마일 마타르에게 실점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다.

한편 이날 한국은 잇달아 부상이란 악재를 안았다. 후반 18분 구차철(볼프스부르크)이 무릎 부상으로 남태희(발랑시엔)와 교체 아웃된데 이어 박주영 역시 최효진(상주)과의 경합 과정에서 머리 부상을 당해 이동국과 교체됐다.

비록 이날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승리한 한국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11월에 시작되는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11월11일 UAE와 다시 경기를 치르고 15일에는 레바논과 맞붙는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