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난세의 영웅’ 안치용 또 SK 구했다
입력 2011-10-11 22:40
역시 ‘난세의 영웅’이었다.
SK가 11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안치용의 결승타에 힘입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마크한 SK는 이제 1승 만 남겨 플레이오프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반면 1차전 이후 내리 2연패를 당한 KIA는 낭떠러지로 내몰렸다. KIA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4차전은 12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SK는 1회 무사 1·3루, 4회 무사 1·2루의 찬스를 후속타 불발로 놓치며 암울함이 감돌았다. 하지만 SK를 구한 선수는 ‘난세의 영웅’ 안치용이었다. SK는 6회 선두타자 정근우가 KIA 선발 서재응을 상대로 내야안타를 쳐 1루로 나간 뒤 만든 1사 만루의 상황에서 안치용이 바뀐 투수 유동훈을 상대로 유격수 옆을 스치는 중전안타를 작렬,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안치용은 앞서 9일 열린 2차전에서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7회 1-2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대타로 나온 안치용은 상대 선발 아퀼리노 로페스를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당시 6회까지 로페스에게 5안타 1득점으로 꽁꽁 막혀 2연패 일보직전까지 갔던 SK는 안치용의 홈런 한 방으로 힘의 균형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안치용은 2008년 LG 시절 당시 팀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홀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팀 타선을 이끌며 ‘난세의 영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SK로 이적한 안치용은 올해도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던 후반기에만 홈런 7개를 몰아치며 팀의 4강행을 이끈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 명불허전임을 입증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이 5⅓이닝 2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무너진 SK 선발진의 한줄기 빛이 됐다. 뒤이어 나선 박희수, 정대현, 정우람, 엄정욱도 KIA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SK 특유의 ‘벌떼’ 마운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반면 KIA는 선발 서재응이 5⅓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뒤이어 나온 계투진이 방화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다만 6회 2사부터 등판한 ‘돌아온 탕아’ 김진우가 SK 타선을 꽁꽁 틀어막아 훗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위안거리였다.
광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