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결식 아동 급식전자카드, 시작 전부터 ‘삐걱’
입력 2011-10-11 19:22
결식 아동들이 종이식권 사용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없애기 위해 대구시가 도입하기로 한 급식전자카드 제도가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시는 결식아동의 편의와 투명하고 효율적인 행정체계 구축을 위해 다음달 1일부터 급식전자카드인 ‘컬러풀드림카드’ 제도(달성군 제외)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구은행과 협약을 체결한 시는 지난달 초 전자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새 카드 단말기 설치를 알리는 안내문을 기존 결식아동 급식지원 지정 음식점 300여곳에 보냈다.
안내문에는 새 단말기의 경우 카드 수수료가 1.8%며, 카드 단말기 비치형의 경우 가입비 3만원과 월이용료 9900원을, 휴대용의 경우 기계 값 25만원과 가입비 3만원, 월이용료 1만1000원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새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야만 급식카드를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음식점 업주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업주들은 기존에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를 두고 굳이 돈을 내고 새 단말기를 설치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특정 업체 한 곳에 사업을 모두 맡긴 것에 대해서도 특혜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카드 단말기 보급은 대구은행 자회사인 카드넷이 맡았고, 카드 수수료 수입은 대구은행과 카드넷이 나눠 가진다. 단말기 가입비와 월이용료는 통신회사의 몫이다.
수성구에서 식당을 하는 한 업주는 “학생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새 단말기 설치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기존 단말기를 사용하는 방안 대신 한 업체를 선정해 새 단말기를 설치하도록 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근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구은행측에 가입비 면제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기존 단말기보다 더 혜택이 많아 업주들에게 가입을 권한 것뿐”이라며 “일부 업주들의 불만이 있어 통신사 측에 가입비 면제를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