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계의 TED를 표방하는 PED 개막
입력 2011-10-11 19:09
[미션라이프] 한국 교계의 TED를 표방하고 있는 PED(Pastor's Equipment Developer)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목회의 경험과 노하우, 기술을 나누는 강연 PED는 지난 10일 인천 효성중앙교회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기술, 오락, 디자인관련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공유하는 미국의 비영리 정기 강연회다. 짧은 강연시간, 고품격 강연, 다양한 주제, 동영상 서비스 등이 특징이다. 최근 스마트폰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이날 강연회도 다양한 주제의 고품격 강연을 추구했다. 예배, 선교, 찬양부터 SNS, 컴퓨터, 음식, 영상까지 목회와 관련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주제가 다뤄졌다.
미주·한국예배사역연구소 이유정씨는 ‘예배성공의 7가지 법칙’을, 주안에하나교회 선교담당 최정호 목사는 ‘선교적이지 않으면 선교의 적입니다’을, 예능교회 류세종 예배담당 목사는 ‘예배를 방해하는 음악, 예배를 돕는 음악’을 강연했다. 목회 경험과 기술에 관한 내용들이다.
반면 총회목회정보정책연구소 김태연 사무국장의 ‘SNS시대의 교회의 나눔 전략’, 양광교회 이덕형 행정담당 목사의 ‘교회사역에서 컴퓨터가 대신 해주어야 할 일들’, 효성중앙교회 정연수 목사의 ‘현대 교회 건축을 위한 7가지 질문’, 광양대광교회 신정 목사의 ‘산부인과에서 쫓겨난 목사’ 등은 실질적인 목회 노하우에 해당한다.
CCM그룹 바이러스의 리더이자 성광침례교회 협동목사인 강훈 목사는 ‘다음 세대를 위한 CCM’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랩은 사탄의 음악이 아니고 랩이야 말로 복음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도구”라며 “구약시대의 찬양은 랩 형태였을지도 모른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신정 목사는 임산부를 위한 목회과정을 소개했다. 목사가 라마즈 호흡법을 가르치고 산모의 건강과 안전한 분만을 위한 운동프로그램 등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음식으로 선교하는 방법, 미디어와 영상으로 목회하는 방법 등도 공유했다.
TED에서처럼 PED의 강연도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 40분씩 이어지는 긴 강연은 집중도를 떨어뜨려 오히려 정보 전달에 실패한다는 이유다. 이날 각 강연시간은 13분이다. 이를 위해 무대 반대편에 대형 초시계가 걸렸고 강의시작과 함께 시간이 차감됐다.
또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강사들은 강연 시작 2시간 전에 모여 연습을 했다. 고품질 동영상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성능 카메라 4대가 동원됐다. 이 모든 진행에 스텝 20여명이 투입됐다. 카메라맨, 엔지니어, 스틸사진 촬영, 테이블 이동, 마이크 전달 등을 맡은 이들 모두 자원봉사인 것도 특이했다. 이들은 페이스북 활동그룹인 ‘책에 안 나오는 목회 매뉴얼’의 회원들이다.
하지만 첫 강연인만큼 미흡한 점도 눈에 띄웠다. 목회의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아닌 간증, 홍보, 설교에 그친 강연도 있었다. 또 집중력을 떨어뜨린 조명, 무대세팅 등도 차후 개선할 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강연자는 물론 청중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는 등 많은 호응을 얻어냈다는 평가다.
PED를 주도하고 있는 정연수 목사는 “원자폭탄도 처음에는 2개의 중성자로부터 시작해 4개, 8개, 16개 등 연쇄반응을 거쳐 큰 폭발력을 갖는다”면서 “PED가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에는 목회 정보의 보고, 웅덩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또 “지역별, 직군별 PED도 장려해 다양한 강연이 이뤄지고 그 내용이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PED 홈페이지(pedkorea.com)를 통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