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카 실사단 “그리스 6차 지원”…그리스 한숨돌려
입력 2011-10-12 01:51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 실사단이 그리스 구제금융 6차분 80억 유로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였던 그리스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11일 오후(현지시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 표결에 들어간다. 전날 몰타 의회가 이 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유로존 17개 회원국 중 슬로바키아의 승인만 남게 됐다.
트로이카 실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리스 정부의 긴축안 검토 결과 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승인하기로 했다”면서 “시기는 다음달 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성명은 또 “올해 재정 목표는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고 일부 합의안이 이행되지 않아 달성되지 못했다”면서 “내년 재정적자 목표인 149억 유로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로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과 관련한 채권단의 국채 손실 비율이 60%를 넘을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유로존 고위 관계자가 그리스 국채 손실 비율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슬로바키아 의회에서는 EFSF 확대안 통과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4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정 파트너 가운데 3개 당은 EFSF 개편안에 찬성하고 있지만 두 번째로 의석이 많은 자유와연대당(SaS)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 4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립정부는 전체 의석 150석 가운데 79석을 차지하고 있다. SaS는 22석이다.
이베타 라디코바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EFSF 확대안 표결이 정부의 신임 투표와 연계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총리로서 슬로바키아의 고립을 허용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연정 파트너가 (오늘 제시한)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라디코바 총리는 10일 연립여당 관계자들을 3시간 동안 만나 EFSF 확대안 처리를 위한 합의 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우리보다 부유한 그리스를 도와줄 수 없다”는 SaS의 이견에 밀려 성과 없이 끝났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