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매수수료 논의하자” 공정위·중기 협공

입력 2011-10-11 18:35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백화점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기업들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국내 3대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국내외 유명브랜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중소기업계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판매수수료 문제 등을 논의하자며 압박하고 있다.

11일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0일 루이비통, 샤넬, 구찌, 카르티에, 아모레퍼시픽, 제일모직, LG패션, MCM 등 8개 업체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백화점 계약 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등 실태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입점업체와 백화점 간의 판매수수료와 인테리어 비용 분담 등과 관련한 내용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제부터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국내외 유명브랜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백화점과 국내외 유명브랜드 간 거래실태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의 판매수수료 인하율을 놓고 공정위와 백화점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조사가 시작돼 결과가 주목된다.

중소 납품업체들은 백화점업계가 자신들에게는 30∼40%에 이르는 높은 판매수수료 이외에 각종 명목으로 판매비용을 전가하면서 유명 브랜드의 유치를 위해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백화점 측이 부담하는 등 많은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공정위는 중소 입점업체들에 대해서도 심층조사를 벌여 백화점과의 거래관계에서 불공정 사례를 집중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태별로, 의류, 화장품, 잡화 등 대표적인 상품군의 5∼10%에 해당하는 중소 납품업체를 선정, 수수료를 포함한 비용부담 내역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일 유통구조 개선 특위를 출범시키고 백화점 측과 판매수수료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을 비롯한 대기업 측에서 위원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오면서 특위 출범이 이달 28일로 미뤄졌다.

권지혜 조민영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