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 북한산 ‘슈퍼노트’ 밀반입… 은행 감식 통과해 환전하기도
입력 2011-10-11 18:39
은행의 위폐 감식을 통과할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된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슈퍼노트) 300장이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이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슈퍼노트 5000장(액면가 50만 달러)을 밀반입하려 한 전직 경찰관이 검찰에 덜미가 잡히면서 알려졌다.
부산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김연곤)는 중국에서 슈퍼노트 5000장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위조외국통화취득 미수 등)로 전직 경찰관 김모(59)씨를 구속 기소하고 정모(41)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8일쯤 중국 하얼빈에서 중국동포 브로커 A씨에게 50만 달러 상당의 슈퍼노트를 25만 달러에 사려다 A씨가 “전달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며 슈퍼노트를 건네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김씨는 지난해 11월 슈퍼노트 3만 달러를 가지고 A씨와 함께 귀국한 뒤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 정씨와 함께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슈퍼노트 2장(200달러)을 원화로 환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김씨가 국내로 밀반입한 3만 달러의 슈퍼노트 사용처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경찰관 생활을 하다 2004년 경사로 퇴직한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경찰관 재직 시 2년간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의 범죄정보 등을 접했다”고 말했다. 퇴직 후 김씨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무역업 등을 해오다 중국동포 A씨와 알게 된 뒤 슈퍼노트 밀반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에서 대규모 슈퍼노트가 유통되고 있다는 김씨 등의 진술로 볼 때 슈퍼노트의 국내 대량 반입이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