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내곡동 사저 논란] MB “사저 땅, 내 명의로 바꿔라”
입력 2011-10-11 18:23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아들 시형(33)씨 명의로 매입한 서울 내곡동 사저 부지 140평을 시형씨로부터 다시 사들이는 절차에 착수했다. 부동산실명제 위반, 다운계약서 의혹 등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당초 건축허가 시점에 하려던 명의 이전을 앞당긴 것이다. 매입 자금은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마련키로 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대통령이 이날 미국 국빈방문 출국에 앞서 가족들에게 “시형이 명의로 돼 있는 내곡동 사저 땅을 매입 절차를 거쳐 즉시 내 앞으로 바꾸라”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이 대통령은 사저 땅을 직접 살 경우 보안 등 문제가 있어 아들이 사도록 한 뒤 건축허가 시점에 다시 매입할 계획이었다”며 “언론 보도로 사저에 관한 구체적 사실이 공개돼 더 늦추지 않고 즉시 매입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측은 은행 대출, 매입가격 산정, 계약서 작성 등 관련 절차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 논현동 자택의 대지 300여평 중 부인 김윤옥 여사 명의로 돼 있는 100평은 이미 시형씨가 사저 땅을 매입할 때 대출 담보로 썼다. 이번엔 이 대통령 명의인 나머지 200여평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 된다.
매입 가격은 시형씨가 이 땅을 살 때 지불한 11억2000만원보다 높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취득세 등록세 등 세금 3400여만원, 은행대출 이자(월 250여만원)로 900여만원, 친척들에게 빌린 돈의 이자 등을 부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형씨의 이런 부담을 반영해 매입가격이 결정될 것”이라며 “모든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등기까지 완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