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4년 만에 첫삽… 2016년 명품도시로 거듭난다
입력 2011-10-11 18:11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용산역세권개발㈜은 11일 서울 한강로3가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용산정비창)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기념사에서 “112년 한국 철도의 산증인인 용산정비창이 새로운 랜드마크로 환골탈태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상승시킬 프로젝트인 만큼 세계적인 명품 도시 조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시설인 용산정비창은 곧바로 철거가 시작돼 2013년 착공에 들어간 뒤 2016년까지 초고층 빌딩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이 사업은 2007년부터 추진됐으나 워낙 대규모 사업인 데다 부동산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자금난으로 한때 좌초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최근 코레일이 랜드마크 타워 선매입과 유상증자로 4조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오게 됐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지난 6일 사업시행자 지정을 요청했고, 관련 인허가 절차를 내년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용산정비창 용지와 서빙고동 일대 약 56만㎡ 용지에 랜드마크 빌딩과 백화점·쇼핑몰 등 쇼핑시설, 오피스·호텔·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67개동의 크고 작은 시설물이 들어서며 사업비만 총 31조원에 이른다.
중심에는 458m 높이의 100층짜리 랜드마크 빌딩이 세워지고, 양측으로 355m 고급 부티크 오피스 빌딩과 336m짜리 호텔·오피스 건물이 들어선다.
건설업계는 총 시공 물량만 10조원대에 이르는 이 사업에 적잖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1조4000억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은 삼성물산에 돌아갔으나 이외에도 8조6000억원가량의 시공 물량이 남아 있다.
그러나 향후 3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조달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초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 큰손들을 끌어들이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최근 코레일의 양보로 마련된 4조원가량의 자금은 겨우 사업에 착수하도록 숨통을 틔워주는 수준에 불과하다. 코레일은 5조3000억원의 땅값을 분양 수익이 나는 사업 말기에 몰아서 내도록 해줬으나 분양이 뜻대로 안 되면 연쇄적인 자금난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한꺼번에 쏟아질 초대형, 초호화, 고분양가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물량이 지금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제대로 팔리겠느냐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는 지금도 남아돌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글로벌 투자자금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리스크를 떠안으며 선뜻 나설 투자자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