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진홍] 사막화 방지에 관심을
입력 2011-10-11 17:52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막은 남극이다. 이집트와 리비아 알제리 튀니지 수단 등에 걸쳐 있는 사하라 사막은 두 번째 규모다. 사막은 통상 연평균 강수량 250㎜ 이하인 곳을 일컫는다. 남극의 연평균 강수량은 정확하게 측정하기 힘들지만, 200㎜ 정도로 알려져 있다. 1년 내내 얼어 있어 영구빙설사막으로 불린다. 사하라 사막이 ‘뜨거운 사막’이라면 남극은 ‘차가운 사막’이다.
사막(沙漠)이라는 단어에 모래를 의미하는 ‘사(沙)’자가 포함돼 있어 사막하면 모래사막만을 연상하기 쉬우나 실은 모래사막보다 암석사막이 더 많다. 사하라 사막의 89%도 암석사막이다. 이렇듯 사막은 암석사막 등 표면을 형성하는 물질에 따라 나누어지고, 위치에 따라 한랭사막 열대사막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사막은 전 세계 육지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토지가 점차 황폐화돼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 극심한 가뭄이라는 자연적 요인과 지나친 산림 훼손, 환경오염이라는 인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사막화(desertification) 현상이 진행 중인 것이다. 이 가운데 인위적 요인의 영향이 큰 것은 물론이다. 사막의 확장 속도는 연평균 10㎞이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북미 호주 남미 등 사막화 예외 지역은 없다.
사막화의 부작용은 크다. 식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우리 국민들이 봄마다 겪는 황사를 비롯한 환경문제도 발생한다. 사막화를 방치하면 2030년까지 7억명이 거주지를 옮겨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1994년에서야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1999년 가입했다. UNCCD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엔사막화방지총회가 10일 경남 창원에서 막이 올라 21일까지 계속된다. 주제는 ‘소중한 대지, 생명의 땅.’
나무 심기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여사는 평생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아프리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마타이 여사는 지난달 25일 숨을 거두기 직전 자신의 시신이 담길 관을 만들기 위해 나무가 베어지지 않도록 화장하라고 유언했다. “우리가 나무를 심는 것은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이요,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다.” 마타이 여사의 말이다. 창원 총회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대책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