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산 잠수함 첫 수출의 쾌거
입력 2011-10-11 17:30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 잠수함 도입 사업의 단독 협상대상자로 협상에 착수함에 따라 사실상 수주를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수출 잠수함과 규모는 우리 해군의 주력함인 209급(장보고급·1200t)을 국내 기술로 개량한 1400t급 3척, 액수로는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다음달 본계약이 체결되면 차세대전차 K-2(흑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이어 육해공 전 분야에서 첨단 무기를 수출하는 명실상부한 방산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탱크에 초음속 제트기, 그리고 잠수함까지 수출하는 당당한 방산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줄은 아무도 생각 못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저력은 그것을 현실화했다. 특히 독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잠수함을 건조하기 시작한 지 겨우 20년 만에 ‘스승국’ 독일은 물론 역시 잠수함 강국인 러시아, 프랑스를 제친 것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로서는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잠수함 시장은 앞으로 10년간 1800억 달러(약 20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해양영토 분쟁에 대비하고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잠수함 전력 보유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대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이 동남아 잠수함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흑표와 T-50의 수출 전례에 비추어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다. 터키에 수출키로 한 흑표의 경우 우리 측의 기술 미비로 인해 터키가 계약 일부를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우리 측은 추가 지원을 제공키로 하는 등 계약 이외의 부담이 발생했다. 또 T-50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대신 인도네시아제 수송기를 구입하고, 수입 대금도 수출입은행이 빌려주기로 하는 등 불리한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잠수함 수출에서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