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가을 패션-레이어드룩 연출 요령
입력 2011-10-11 17:28
일교차가 큰 요즘, 옷 입기가 까다롭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침 서늘한 날씨에 맞춰 입고 나온 옷이 한낮에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 일쑤. 그렇다고 얇게 입고 나섰다가는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게 된다. 스타일리스트들은 요즘 같은 날씨에 딱 좋은 것이 레이어드룩이라고 입을 모은다.
레이어(layer)는 ‘층이 있는, 겹친’이란 뜻으로, 레이어드룩은 층층이 겹쳐 입기를 가리킨다. 속에 어떤 옷을 입었는지 부러 보여주는 옷 입기가 바로 레이어드룩이다. 몇 해째 꾸준히 유행하고 있는 레이어드룩은 이제 옷 입기의 상식마저 파괴하고 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H&M’의 마케팅 매니저 정해진 실장은 “올가을에는 재킷 위에 조끼나 반소매 니트를 입을 만큼 파격적인 레이어드룩을 즐기는 이들을 거리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 실장은 조끼 등을 덧입으면 평범한 재킷도 멋스럽게 변신하고, 보온효과도 더해진다며 도전해볼 것을 권했다.
그동안 레이어드룩은 재킷 겉으로 셔츠를 드러나게 입거나 스키니 바지 위에 미니스커트를 덧입는 정도였다. 자가발전(?)을 거듭하면서 더욱 파격적이 돼 가고 있는 레이어드룩이 보통 사람들에겐 사실 부담스럽다. 정 실장은 “같이 입는 옷의 색상 패턴 길이 소재를 체형에 맞게 골라 입는다면 변덕스런 날씨뿐만 아니라 체형의 결점도 잡고, 패션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직 레이어드룩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같이 입는 옷의 색상을 한 가지 톤으로 통일시켜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재킷을 올가을 유행하는 갈색으로 선택했다면 위에 덧입는 조끼나 니트는 베이지색, 셔츠는 황토색, 바지는 밤색, 바지 위에 덧입는 스커트는 짙은 갈색으로 입어보자.
정 실장은 “같은 계열 색상으로 ‘톤 온 톤’ 코디를 할 때는 소재를 달리 하면 세련된 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재킷과 바지는 모직으로, 조끼는 모피나 니트, 셔츠는 면, 스커트는 실크 등으로 하면 색상은 비슷하지만 표면감이 달라져 멋스럽다.
익숙해진 다음에는 보색대비를 즐겨도 좋다. 하지만 너무 여러 가지 색상이 들어가면 어지러울 수 있으므로, 상하 합쳐 3가지 색 이하로 제한하고, 특히 튀는 색은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한다. 옷의 색이 다양해지면 소재는 1, 2가지로 통일해준다.
패턴이 서로 다른 것을 같이 입는 ‘패턴 온 패턴’은 자칫 잘못하면 촌스러워 보여 ‘패션 고수’들에게도 버거운 착장법이다. 겹쳐 입을 때 서로 다른 패턴끼리 부딪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상책. 4, 5벌을 겹쳐 입는다면 1, 2벌에만 패턴이 있는 것을 선택하고, 패턴이 있는 옷 사이에는 단색 옷이 들어가도록 연출한다.
특히 표범무늬 등 강한 느낌의 동물무늬는 살짝 내보이는 옷에 들어가도록 한다. 체크무늬 재킷에 줄무늬 스커트를 입는다면 속에는 단색 블라우스, 위에는 단색 반팔 니트나 조끼 점퍼 등을 입어 정리해주면 무리가 없다.
정 실장은 “키가 작은 사람은 레이어드룩을 연출할 때 특히 길이 조절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로로 선을 나누게 되면 키가 더욱 작아 보이게 마련. 이때는 상의나 하의 중 어느 한쪽을 길게 입고, 머플러를 늘어뜨리거나 카디건 등을 단추를 열고 입어 세로선을 많게 하면 키가 커 보인다. 뚱뚱한 편이라면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옷을 진한 색으로 입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키 디자인실 이상희 실장은 “철 지난 옷의 활용과 군살을 가려주는 것도 레이어드룩의 미덕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킷과 스키니 바지 사이에 두툼한 스커트나 원피스를 입으면 부피감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때는 여름에 입던 레이스 원피스나 롱 슬리브리스 블라우스가 안성맞춤. 이렇게 입으면 굵은 허벅지는 완전히 가려진다. 뱃살이 걱정이라면 덧입는 원피스를 넉넉한 품으로 고르면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