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선] 羅‘범여권 집토끼’ 결집 총력 朴‘젊은층 투표’ 묘안 짜내기
입력 2011-10-11 22:08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두 여야 후보의 전략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양 진영은 역대 선거에 비해 부동층이 적다는 분석이 제기된 만큼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에 끌어들이는 ‘맞춤형 선거 전략’에 포커스를 맞추는 분위기다.
◇나경원, “집토끼를 잡아라”=‘25.7+α’. 나경원 후보의 승리 공식이다. 나 후보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는 11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지지했던 보수층이 결집하고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으로 5% 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상승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투표율을 50% 내외로 가정할 경우 주민투표에 나섰던 유권자(25.7%)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범여권 성향 시민들이 이번에도 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고 박 전 대표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준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나 후보의 초반 선거 전략도 이석연 변호사의 출마 가능성에 따라 이완됐던 범여권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를 결집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 나 후보는 10일 관훈토론회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안보관을 파고들었다. 또 이 과정에서 박 후보가 천안함 피격과 관련,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들이 수장됐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이 답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나 후보 캠프와 당이 일제히 박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나 후보가 전면적인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원칙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는 것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나선 보수성향 유권자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지층 결집 전략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있다. 당 관계자는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이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인사들이 많아 박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해도 유권자들은 오히려 ‘병역기피 정권이 무슨 소리냐’며 비아냥대는 ‘메신저 불통’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야5당과 젊은층 결집에 안간힘=박 후보는 현 상태의 지지율 격차라면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견고한 지지층이 2주 만에 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우선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 지지세력의 표심을 얻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내기 위해 ‘민주당의 후보’이자 ‘민주당의 선거’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 등 호남 출신 최고위원들을 서울에 권역별 선거책임자로 임명한 것도 호남향우회를 비롯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박 후보 측은 주 지지층인 젊은층의 투표가 당락을 결정짓는다고 판단해 이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데 묘안을 짜고 있다. 젊은층은 평일 저녁 시간대에 약속이 있는 경우가 많아 26일 선거 당일 출근 전 또는 등교 전에 ‘새벽 투표’ 또는 ‘아침 투표’에 적극 나서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 측 우상호 공동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지지율 격차가 최근 줄었다고 좋아하는데 이는 젊은층의 ‘숨은표’를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 열기만 이끌어내면 박 후보 승리를 돌이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장희 손병호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