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줄줄이 인상·김장철 양념값 껑충… 서민 주름살 더 는다

입력 2011-10-11 22:23

이달 중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장철을 앞두고 고춧가루와 새우젓 등 양념류 값도 급등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 관계자는 11일 “지난 8월 낙농농가로부터 납품받는 원유(原乳) 값이 인상된 이후 누적되는 적자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며 “현재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우유는 현재 ℓ당 2150원인 흰우유 가격을 16일부터 210원(9.9%) 올릴 계획이었으나 농림수산식품부가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유업체들은 당초 지난 8월 16일 원유 가격이 ℓ당 138원 인상된 이후 곧바로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는 우유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연말까지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 두 달 가까이 기존 가격을 유지해 왔다.

유업체 관계자는 “원유 값 인상 이후 하루 적자가 1억∼1억5000만원씩 쌓이고 있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업계 1위인 서울우유보다 먼저 인상하기는 부담스럽고 정부 눈치도 보여 적당한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유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서울우유 30∼35%, 남양유업 20∼23%, 매일유업 18∼20% 수준이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고춧가루와 새우젓, 소금 등 양념류 값도 급등세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날 고춧가루(상품 1㎏) 가격은 4만4500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64.8%, 지난해보다 무려 140.6% 올랐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집계 결과 건고추(600g) 소매가격은 1만8521원으로 1년 전 1만원에 비해 80% 넘게 오른 상황이다. 고추 값이 치솟은 건 올 여름 긴 장마로 탄저병이 돌면서 붉은고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20% 감소했기 때문이다.

잦은 비로 일조량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한 소금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새우젓 1㎏은 지난달 말 2만5920원으로 1년 전보다 130%가량 비싸졌다. 젓갈용 새우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일본 원전 사고 여파로 국내산 젓갈용 새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부 최순영(32)씨는 “배추와 무 가격은 떨어졌지만 대신 양념류 가격이 폭등해 올 김장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휘발유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유제품 가격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서울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44.09원으로 역대 최고가인 지난달 14일보다 0.33원 올랐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