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종가교회, 한국교회와 만나다
입력 2011-10-11 16:19
[미션라이프] 전세계 감리교의 종가(宗家)교회 목회자가 한국을 찾았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웨슬리채플은 감리교를 창시한 존 웨슬리(1703~1791)가 직접 담임했던 곳이다.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레슬리 그리피스(69) 목사는 지난 3일 김정석(51) 서울 광림교회 목사의 초청으로 신학대, 기도원, 교회, 병원 등을 방문하고 한국교회의 역동성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11일 그리피스 목사의 출국에 앞서 양국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두 목회자를 만났다.
-웨슬리채플이 지닌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피스 목사=세계 감리교의 어머니교회라 할 수 있다. 이슬람으로 말한다면 ‘메카’와 같은 곳이다.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교회는 웨슬리 목사님이 직접 설계해 1778년 준공했으며, 1791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12년간 담임한 곳이다. 2층 700석 규모로 현재 350여명이 출석하는데 영국 감리교 중 세 번째로 큰 교회다. 전 세계 35개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24개의 언어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교회는 ‘세계가 나의 교구(The World is my parish)’라고 했던 웨슬리 목사님의 말씀이 그대로 실현되는 셈이다.
△김 목사=한국 감리교회는 웨슬리의 후예로서 웨슬리채플을 아주 상징적인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감리교의 정신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웨슬리의 선교이상과 신앙중심을 체험하며 부흥운동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님이 지난 4월 웨슬리채플 230년 역사상 동양인으로는 처음 설교하고 명예협력목사로 위촉된 곳이어서 더욱 뜻 깊다.
-웨슬리의 신앙전통이 한국에 와서 꽃을 피웠다.
△그리피스 목사=감리교회는 한곳에 머무는 종교가 아니라 계속 이동하면서 복음의 확장성을 추구해 왔다. 청교도들이 미국에 정착해 건물을 지을 때 감리교인은 이주민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한국교회는 1885년 미국 감리교를 통해 꽃을 피웠다. 한국교회는 세계열강의 틈바구니 속에 복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돼 있었다.
△김 목사=감리교의 선교과 복음지향적인 전통이 무척 자랑스럽다. 한국 감리교만큼 웨슬리 정신으로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없다고 본다. 그의 영적 후예로서 원래 정신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한국교회가 직면한 대외적인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
-영국교회 선례를 통해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가.
△그리피스 목사=영국 감리교회는 웨슬리 세대 때만 해도 엄청난 힘이 있었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점차 좋은 교육과 환경을 누리며 안주했다. 감리교 운동이 힘을 잃게 된 첫 번째 원인이다. 웨슬리 사후엔 주도권을 갖기 위해 정치적으로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교세의 3분의 1을 잃게 됐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 것과 교회가 각자 다른 성격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가족처럼 하나 돼야 한다는 점은 영국교회가 주는 교훈이다.
△김 목사=교회에 침투한 물질주의, 세속주의, 비교주의는 복음의 역동성을 저해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우리는 웨슬리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항상 복음 안에서, 성령 안에서 나보다 상대가 낫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부교역자 교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감리교 모교회의 역사성을 배우고 한국교회의 역동성을 전할 수 있도록 경비 일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