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서완석] 늘어난 갤러리… 에티켓은 언제쯤 나아지려나
입력 2011-10-10 21:38
골프대중화에 따라 골프대회 관람객수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갤러리 에티켓은 이에 못미쳐 보다 성숙한 관람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9일 끝난 코오롱 한국오픈과 하나은행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이 열린 천안 우정힐스골프장과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는 공교롭게도 각각 2만3000명씩의 공식 관람객이 입장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반적으로 골프장은 교통여건이 여의치 않은데다 골프장내 주차장이 협소해 갤러리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날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대회(한국오픈)와 국내 유일의 LPGA가 열린 두 골프장에는 화창한 가을날씨를 맞아 역대 국내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갤러리가 입장했다.
이처럼 양 대회에 갤러리가 많이 모인 것은 주최측이 상대 대회를 의식해 유치 총력전을 펼친 때문도 있지만 두 골프장 인근까지 전철이 다녀 교통이 편리해진 것도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최측은 전철에서 골프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해 관람객에게 도움을 줬다.
갤러리가 늘어났지만 관전수준은 이에 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퍼팅준비를 하는 선수에게 신경 거슬리는 말을 내뱉는가 하면 심지어 샷을 준비하는 선수에게 “사진찍으니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하는 갤러리도 있었다. 또 티박스 옆에서 전화를 걸거나 티샷순간 셔터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어 선수들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태가 이쯤되자 최근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 최경주는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한국의 갤러리 에티켓이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양 대회 주최측은 휴대전화 사용 및 사진촬영 금지를 요청하는 안내 문구를 경기장 곳곳에 붙여놓았지만 별 호응이 없었다. 갤러리 안전을 위해 진행요원의 숫자는 늘었지만 이들의 안내를 무시하는 관중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TV를 시청하며 관전하는 갤러리가 늘자 한국오픈 주최측은 이어폰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서완석 체육부 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