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송금 가로채고 면세품 특권 악용… 북한 외화벌이 백태

입력 2011-10-10 18:08

북한이 최근 외화벌이를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관의 면세품 구입특권을 악용하는가 하면 이산가족 송금도 가로채는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이는 내년에 ‘강성대국의 해’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동시에 맞게 돼 외화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관측됐다.

북한 소식에 밝은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10일 “내년에는 평양에서 각종 국제대회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달러가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드러난 외화벌이 수법은 크게 5종류로 구분된다.

먼저 외교관의 면세품 구입 특권을 이용하는 수법. 즉 해외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면세품 양주나 담배 등을 구입한 뒤 다시 시중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일반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에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북한의 이산가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사람이 중국을 통해 재미 이산가족과 접촉해 달러를 송금해 달라고 한다”며 “그 뒤 송금을 받게 되면 당국이 그 달러를 챙긴다”고 말했다.

일본에 있는 조총련 소속 북한 동포들의 연금을 가로채는 쩨쩨한 수단까지도 동원하고 있다. 소식통은 “조총련 동포가 북한에 가서 노후를 보내고자 할 경우 월 3만엔 정도면 생활이 가능하다”며 “일본에서 받는 연금은 이보다 더 많아 북한에서 생활하고자 할 만한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연금수령자가 사망해도 사망 신고를 안 한 채 연금을 계속 받아 챙긴다는 것이다.

북한의 전통적인 마약밀매 방법, 즉 북한 내에서 마약을 생산한 뒤 중국에서 판매하는 수법도 갈수록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북한 그림 등을 중국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북한 그림들은 대부분 모조품이거나 위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데도 중국인 일부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투자 차원에서 북한 그림을 사기도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