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박원순 선대위’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11-10-10 18:18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야권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민주당 위주로 선대위가 꾸려지는 데 대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 반발하는 모양새다. 급기야 민노당은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본부장 자리를 맡지 않기로 결의했고, 오후로 예정됐던 박 후보의 방문도 거부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 선대위가 상호 존중과 호혜라는 야권연대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참여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은 박 후보 측이 다른 야당들을 제쳐놓고 민주당하고만 선대위 구성을 협의해 왔다는 시각에서 촉발됐다. 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돼 있고, 선거 사무원들도 대부분 민주당원”이라며 “모양만 야4당과 시민사회 공동선대위”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를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후보는 상황을 보고받고 “잘 되겠죠”라고 했고, 선대위 관계자는 “직책을 조정해서라도 야4당이 끝까지 함께 가겠다”며 불협화음 수습 의사를 밝혔다.
한편 ‘호적 쪼개기’로 병역기간을 단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 후보의 형 박우순 동아대 교수(사회복지대학원장)는 행방을 감춘 상태다. 동아대 부민캠퍼스 행정동 11층 박 교수 연구실 입구에는 ‘회의 중’이란 메모지만 붙어 있고 출입문은 잠겨 있었다. 박 교수는 이날 사회복지대학원 관계자 회의와 대학원에서 행정사 강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모두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료 교수들도 박 교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오전 해운대구에 있는 아파트 자택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호 기자, 부산=윤봉학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