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능올림픽 종합우승이 남긴 과제
입력 2011-10-10 17:41
한국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41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17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9일(현지시간) 끝난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등을 획득해 일본과 스위스를 제치고 종합우승했다. 그동안 26차례 출전한 한국은 2007년 일본 대회, 2009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50개국 949명이 기량을 겨룬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출전 선수 4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명이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다시 한번 명실상부한 기술 강국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 쾌거를 이룩한 젊은 기능인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1967년 스페인에서 열린 제16회 대회에 처녀 출전한 한국은 대회 참가 10년째인 77년 출전 선수 28명 가운데 75%인 21명이 메달을 목에 걸면서 정상을 밟았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공업입국(工業立國)을 지향하고 있는 이때 1위를 한 것은 머지않아 우리가 선진공업국가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갖게 해준 것”이라고 치하할 정도로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었다.
이번 대회 한국팀 대표단장 송영중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종합우승이 확정된 뒤 “숙련된 기술인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연한 발언이지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때만 하는 말잔치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홀대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기능대회 우승자뿐 아니라 다른 기능인들을 사실상 얕잡아 보는 사회 풍토를 고치지 않고는 제조업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없다.
정부는 전공을 따지지도 않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보다 기꺼이 산업 일꾼으로 나서는 기능인 지망생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때다. 유럽 선진국들처럼 대학을 가지 않아도 사회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사회구조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할 책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회 입상자들이 해당 분야에서 장인정신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는 것도 정부와 사회가 해야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