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하려면 매일 5가지 과일·채소 드세요

입력 2011-10-10 21:33


영화나 드라마 속 말기 암 환자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로 인해 심한 구토와 탈모증상을 겪거나 급격한 체중 감소로 뼈만 앙상한 모습이 많다. 암은 늦게 발견할수록 치료가 힘들고, 그만큼 고통도 크다는 얘기다.

최근 췌장암과 간암, 위암으로 각각 사망한 애플의 공동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와 한국 프로야구의 개척자 최동원, 장효조 선수의 생전 마지막 모습도 그랬다.

공교롭게 세 사람은 모두 50대 나이였다. 그러나 암은 속성상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일상생활 중 흔히 겪는 증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암이라고 하면 ‘진단=사망’이란 등식을 떠올리는 이유다. 암을 예방하려면 과연 무엇부터 해야 할까.

◇40대부터는 암 검진 생활화 중요=암은 발암 초기에 발견,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고, 효과적인 게 건강검진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우연히 발견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암센터 전후근 센터장은 “어떤 암이든 암으로 진단된 가족이 있는 경우, 술이나 담배, 비만,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가진 경우,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암 검진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암의 경우 40세 이후 2년에 한 번꼴로 위장조영술이나 위 내시경으로 검사를 받고, 대장암은 50세 이후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은 후 이상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이중조영술이 필요하다. 대장암 검사는 1∼2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

간경변증이나 B,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양성인 사람, 또 만성 간 질환이 있는 만 40세 이상 남녀는 특히 간암을 경계해야 한다. 간암은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현재 대한암협회가 권장하는 고위험군의 암 검진 주기는 6개월에 한 번씩이다.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만 3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한달에 한번씩 자가 검진을 통해 유방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어 40세 이후부터는 2년 주기로 유방촬영을 통해 유방암 유무를 가리는 게 좋다.

자궁경부암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30세부터 2년마다 자궁경부질세포 검사를 받아보는 게 원칙. 또 평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40세 이후 1년 마다 흉부CT촬영과 객담 검사를 통해 폐암 검진을 받도록 한다.

이밖에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은 1∼2년 간격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은 50세 이후 1∼2년 간격으로 전립선초음파와 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통해 각각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췌장암은 복부 초음파 및 CT 촬영검사로 확인하면 된다.

◇매일 5가지 이상 채소와 우유 섭취해야=이대여성암전문병원 백남선 병원장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폐, 구강, 식도 및 대장암의 위험성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많다”며 “가급적 과일과 채소를 매일 5종류 이상 먹어야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과일과 채소에 많은 섬유질이 몸속에 들어가서 발암성 물질을 소화기에서 흡착해 배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버섯류와 녹황색 채소, 해조류 등에 풍부한 비타민A, C, E도 ‘항산화’ 비타민이라고 해서 암 예방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특히 비타민E는 셀레늄과 함께 섭취할 때 효과가 더 커진다는 사실도 알아두자.

미국의 예방의학자 할론(Halon)은 오랜 연구를 통해 우유를 많이 마시면 위암에 걸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우유가 위벽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 및 위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이다. 우유의 유단백은 이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위벽 침투 및 점막 손상을 억제, 위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백 병원장은 “우유에는 암에 저항하는 면역증강물질인 락토페린과 펩티드류도 많이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단, 우유는 빈속에 마시는 것 보다 음식물을 섭취한 후 마셔야 효과가 배가된다. 또 위벽 보호 효과를 높이려면 한번에 많이 마시는 것 보다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마시는 게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