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행 2000년 이전에도 있었다
입력 2011-10-09 22:19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2000~2005년 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행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2000년 이전에도 교사 2명의 원생 성추행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9일 인화학교 사건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1996년 당시 30대 교사 A씨는 학교 뒷산에서 야외 수업을 하다가 12세 C양을 한적한 곳으로 불러 가슴을 더듬는 등 추행을 했다. 97년에는 교사 B씨가 교사 휴게실을 혼자 청소하던 13세 D양을 강제로 안고 입을 맞췄다.
피해자 2명이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지난 6일 특별수사팀에 제출했다. 가해자들은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으나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인 데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거짓’으로 나오자 범행사실을 시인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은 ‘도가니’의 소재가 된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대신 경찰은 관할 행정당국에 통보해 행정적 조치를 촉구할 방침이다. 또 피해자들에게 심리 안정치료를 받게 하고 한국피해자지원협회를 통해 경제적 지원을 알선할 계획이다.
특별수사팀은 인화학교를 운영하는 우석법인이 법인 내 재활 근로시설에서 허위 증명서를 발급한 사실도 확인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려면 현장실습 12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데 우석법인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현장실습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실습 증명서를 발급해온 것이다. 경찰은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가 주장한 ‘가짜 졸업장 수여’ ‘6년간 강제노역 동원’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 본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지방경찰청 성폭력 전문수사관 10명, 피해자 보호 심리전문요원 2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인화학교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