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내성 항생제 길 텄다…국내 연구진, ‘카나마이신’ 생합성 과정 해독

입력 2011-10-10 04:18


국내 연구진이 결핵균과 폐렴균 등 치료에 사용된 가장 오래된 항생제 ‘카나마이신’의 생합성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반세기 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이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내성 없는 차세대 항생제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윤여준(사진) 교수와 선문대 송재경 교수팀은 이종숙주 발현 시스템과 조합생합성 기술을 활용해 카나마이신의 생합성 경로를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바이올로지’ 10일자에 게재됐다.

카나마이신은 토양 미생물 방선균에 의해 생산되는 항생물질이다. 방선균은 유전자 조작이 거의 불가능해 카나마이신의 생합성 경로 규명은 전 세계 과학자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이종숙주 발현시스템은 유전자 조작이 어려운 균주의 생합성 유전자를 유전자 조작이 쉽고 생산성이 뛰어난 균주에 옮겨 발현시키는 방법이다. 조합 생합성은 이종숙주 내에서 생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를 조합해 목적 물질의 화학 구조를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으로 다양한 내성균 감염을 치료하는 새로운 항생물질의 생합성에도 성공했다. 윤 교수는 “항생제 오남용 결과 나타난 카나마이신의 내성균을 치료할 수 있는 아미카신 등 2세대 항생제가 1970년대 이미 개발됐으나 2세대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들이 빈번히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번에 카나마이신의 생합성 유전자와 또 다른 항생제의 유전자를 조합해 새로운 항생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