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잡스’ 누구?… 페이스북 주커버그 혁신능력·성격 비슷
입력 2011-10-09 18:56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이을 IT계의 혁명가는 누구일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람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다. 이용자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니즈’를 담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이를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커버그는 잡스와 닮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주커버그는 완벽주의자에다 성격이 괴팍한 점도 잡스와 비슷하다. 조엘 페터슨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잡스, 주커버그와 같은 유형을 “생산적 나르시스트”로 칭했다. 하지만 주커버그는 실패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 잡스와 다르다. 잡스는 1985년 애플을 떠난 뒤 1997년 돌아올 때까지 자신의 실패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따라서 주커버그에게 ‘성숙’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거침없는 창업가 정신이 잡스와 닮았다. 그는 2008년 애플을 설득해 아이폰을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도코모가 아닌 소프트뱅크에서 출시할 수 있게 했다.
중국 인터넷 경매 사이트 알리바바를 세운 잭 마 회장도 불같은 성격이 잡스와 비슷하다. 그는 중국 관영은행이 온라인 결제시스템 도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최근 “은행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변화시키겠다”며 정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는 잡스처럼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 역시 사업의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잡스가 늘 검정색 터틀넥을 입었던 것처럼 베조스도 청바지와 하늘색 셔츠, 검정 재킷이라는 고유 의상이 있다.
IT산업 밖에서는 스탠퍼드대의 생물학자 드루 앤디가 잡스와 견줄 만하다. 비영리재단 ‘바이오브릭’의 대표인 그는 컴퓨터 회로처럼 프로그램이 가능한 살아 있는 세포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생명공학 사업에 33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손해 보는 등 실패한 경험도 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검색엔진뿐 아니라 달 탐사와 무인자동차 등 특이한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잡스의 후계자로 꼽힌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