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번 중 소수의견 딱 ‘1번’… 박원순, 포스코·풀무원 사외이사 거수기?

입력 2011-10-09 21:14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포스코와 풀무원 홀딩스의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단 1회를 빼고 모든 안건에서 다수 의견에 동조해 그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경영진의 독단적인 회사운영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사외이사제는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에서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간 박 후보는 사외이사 재직 논란과 관련해 “외부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국민일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 통해 박 후보의 포스코, 풀무원 홀딩스 사외이사 재직 당시 표결현황을 조사한 결과,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참가한 표결 307회 가운데 박 후보가 소수 의견을 낸 건 2005년 3월 2일 열린 풀무원 홀딩스 이사회가 유일했다. 박 후보는 ‘스톡옵션 부여 결의’ 안건에 사외이사 4명 중 혼자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같은 달 25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스톡옵션 부여 결의’ 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드물게 나오는 사외이사의 ‘반란표’를 잠재우기도 했다. 2005년 3월 2일 풀무원 홀딩스 이사회엔 ‘배당금(현금) 결정’ 안건이 상정됐다. 이모 사외이사가 혼자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박 후보 등 3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찬성표를 던져 회사 안대로 가결됐다.

박 후보는 2003년 3월 3일부터 2011년 9월 9일까지 풀무원 홀딩스, 2004년 3월 12일부터 2009년 2월 27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냈다. 풀무원에서는 1억9396만7857원을, 포스코에서는 3억3695만8633원을 받았다. 박 후보는 “보수는 전액 기부했다. 개인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스톡옵션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대 상장사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9명은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찬성이 아닌 의견(반대·보류·기권·수정의결·조건부 찬성)을 1회 이상 제시한 사외이사는 전체 466명 중 46명(9.8%)에 불과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