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돈 받은 검사장급 한 명 더 있다” 추가 폭로

입력 2011-10-09 22:10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지금까지 폭로한 내용 외에 검찰, 정치인 등의 새로운 비리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지난 7일 이 회장과 가족 등에 대해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검찰 수사가 비리 제보자인 나를 구속시키는 방향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추가 폭로 카드를 꺼낸 것이다. 검찰은 이 회장 입에 끌려다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기획수사를 벌이며 진실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며 “검찰은 물론 정치인, 경제인 등의 각종 비리를 담은 비망록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기자들에게 자필로 작성한 A4용지 7~8분량의 비망록 일부를 보여주며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관련 폭로는 아무 것도 아니다. 비망록에 적힌 인사들이 누구인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비망록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은 물론 신 전 차관이 왜 이명박 대통령 쪽으로 갔는지도 포함돼 있다”고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 관련 문제도 에둘러 언급했다.

이 회장은 검찰 비리와 관련해 “최근 폭로한 검사장 비리 의혹은 물론 검찰과 관련된 다른 비리도 비망록에 담겨 있으나 해당 검사들이 누구이며 몇 명인지는 아직 때가 아니라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10월 검찰 사정에 밝은 사업가 김모씨에게 수표 1억원을 줬으며 김씨가 이 돈을 검사장급 인사 2명에게 건넸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검사장 가운데는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기자회견 내내 검찰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내가 갖고 있던 청와대 인사의 명함은 안 가져가면서 영장에 명시되지 않은 자료까지 무리해서 가져가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말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검찰이 아닌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힌 것도 검찰에 대한 극도의 반감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일방적 주장만 하고 있을 뿐이라며 기존 수사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회장이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권 장관, 검사장급 인사 등 검찰을 계속 공격하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9일 소환한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이 회장 개인비리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