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큰 왕서방’ 왔다 가니… 유통업계 들썩

입력 2011-10-09 18:20


중국 관광객 덕분에 국내 유통업계의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바오젠그룹 관광단 방한에 이어 지난 1∼6일 중국 국경절 기간 중국 관광객이 밀려들어오면서 백화점, 편의점 등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롯데백화점은 국경절 기간 전 점포의 중국 은련카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2.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 정도에 따라 브랜드 매출 순위가 바뀌는 일도 발생했다. 한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여성복에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성캐주얼 상품군에서 5위에 머물렀던 ‘오브제’와 영캐주얼 상품군에서 3위였던 ‘오즈세컨’은 이번에 각 상품군에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모피 상품군이 179.2%,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85.0% 각각 늘었다.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중국 은련카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0%나 신장했다. 특히 성형외과 밀집 지역과 가까운 현대백화점 본점에선 연휴 기간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선글라스와 고가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백화점에서는 이들을 ‘붕대족’이라고 부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에서 모델로 활동하는 딸을 둔 한 고객은 단계적으로 수술을 하는 동안 3년 연속 백화점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뿐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 등도 중국 특수를 누렸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지난 1∼6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60% 증가했고 외국인 고객 수는 40% 늘었다. 보광훼미리마트도 지난 1∼6일 명동, 광화문 등 서울 중구 일대 50여개 점포의 중국인 고객 수가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4000만원이 넘는 명품 시계를 찾는 40대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했더니 결정하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국내 VIP도 시계를 고를 땐 보통 2∼3번 방문한 뒤 결정하는데 중국인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시계, 보석 매장을 안내하면서 ‘비싼 곳인데 괜찮냐’고 물으면 중국인들은 ‘살 물건이 많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