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씨 한국인 최초로 미국 카네기홀 시즌 개막 연주회 “가난 속에서 바이올린으로 단련시키신 하나님”

입력 2011-10-09 17:51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26·사진)씨가 10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2011∼2012 시즌 개막 독주회를 갖는다. 한인 아티스트가 카네기홀 시즌 개막 연주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관사인 더블제이 이엔티에 따르면 카네기홀 공연대관 심사부의 한 관계자는 박씨의 공연을 본 직후 바로 대관 심사를 승인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했다. 특히 “클래식 정통 무대인 카네기홀 독주회를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고, 앞으로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 달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박씨는 오히려 한국의 크리스천에게는 ‘찬양사역자’로 더 유명하다. 수많은 간증집회에서 복음성가를 연주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널리 알렸다.

박씨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어머니 밑에서 강도 높은 음악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재능에다 박씨의 노력까지 더해져 이미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독일 청소년콩쿠르에서 2회 연속 1등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13세 때 독일 마인츠 음대에 최연소로 입학해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하지만 천재 음악가도 한때 우울증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했었다. 박씨는 간증집회에서 “악기 살 돈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바이올린을 통해 나를 단련시키셨고, 지금은 이렇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귀한 도구로 쓰임받고 있다”고 전했다.

2003년부터 그는 독일 정부 예술부로부터 50억원이 넘는 1735년산 국보급 명기 ‘페투르스 과르네리’를 무상으로 대여받아 연주하고 있다. 이번 카네기홀 개막 독주회에도 이 바이올린을 들고 선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