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서 열리는 F1 그랑프리… 100억대 머신의 순간이동 그 비밀은

입력 2011-10-09 17:46


‘시속 350km의 스피드와 고막을 찢는 굉음.’

올림픽, 월드컵 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에서 펼쳐진다. 올해 한국 대회는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진행된다. 국내에선 F1에 대해 미하엘 슈마허(독일·메르세데스)만 인식할 정도로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낮다. 하지만 지난해 첫 대회가 열린 이후 팬층이 두꺼워지고 국내 대회가 활성화되는 등 모터스포츠가 대중 속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세계 24명 밖에 없는 F1 드라이버

‘머신’으로 불리는 F1 경주용 차량은 2400㏄ 엔진을 사용하며 출력은 750마력, 평균 시속은 350㎞에 이른다. 가격은 한 대 당 100억원이 넘는다.

이런 머신을 직접 모는 드라이버 역시 최고다. 최고의 성능을 가진 F1 머신은 아무나 탈 수 없다. F1 그랑프리를 주관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의 승인을 받아야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오직 24명의 선수만이 F1을 몰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한국은 아직 F1 드라이버가 없다. 이같은 희귀성으로 F1 드라이버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자랑한다. 정확한 연봉이 공개되지 않지만 스페인의 유명 드라이버인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작년에 연봉으로 3000만 유로(약 480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F1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도 뜨겁다. 세계 188개 나라에 TV로 중계되고, 연간 6억명 이상이 시청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도 결선 레이스에 8만명, 사흘간 누적 집계로는 16만명이 몰려들었다. 결선 레이스의 8만명 기록은 국내 스포츠 사상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으로 남아 있다.

#어려운 것 같은 F1 어떻게 보나

F1 대회는 사흘 동안 열린다.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도 첫날은 연습, 둘째 날은 예선, 마지막 날은 결선이 진행된다. 연습일은 말 그대로 드라이버들이 서킷에 적응 훈련을 하는 날로 실제 대회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튿날 예선부터 바로 대회 결과에 직결된다. 예선은 Q1-Q2-Q3 등 세 차례에 걸쳐 열리며 한 바퀴를 가장 빨리 돈 선수가 상위에 오르게 된다. 예선 성적 순서대로 다음 날 결선에서의 출발 순서가 정해지기 때문에 예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반 육상 달리기와 달리 F1은 예선 성적이 좋은 선수가 앞쪽에서 출발하게 돼 레이스에 아주 유리해진다.

F1은 매년 19라운드를 실시한다. 19개 국가에서 F1 그랑프리를 개최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한 라운드에서 우승해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사실 FIA가 인정하는 공식 타이틀이 아니다. FIA는 한 해 전체 19라운드 성적을 바탕으로 가장 득점이 많은 레이서에게 주어지는 드라이버즈 챔피언십과 최다 득점 레이싱팀을 가리는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타이틀을 준다.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을 결정하기 위해 FIA는 매 라운드마다 순위별로 1위(25점), 2위(18점), 3위(15점) 등 1∼10위에 포인트를 주고 이를 더해 최다 득점자에게 챔피언 타이틀을 준다.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타이틀은 소속팀 2명의 드라이버가 거둔 포인트를 합산해 결정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