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제일교회 125년사 발간의 의미는
입력 2011-10-09 16:55
[미션라이프] 서울 정동제일교회의 역사는 한국교회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85년 4월 9일 언더우드 선교사와 함께 인천 제물포에 도착한 아펜젤러 선교사(1858~1902)는 같은 해 10월 11일 성찬식을 거행하고 정동제일교회를 창립했다.
이곳은 한국 최초의 개신교회로서 인재를 양성하고 병든 자를 구원하며 독립운동과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역사변혁의 중심지가 됐다. 교회가 한국사회와 함께하며 세계 제2의 선교 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교회가 9일 창립 126주년을 기념해 ‘정동제일교회 125년사’(이하 교회사)를 내놨다. 교회사는 1권 통사편, 2권 조직사·인물사편, 3권 자료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1908쪽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교회사에서 눈여겨 볼 점은 19세기 말 세계화에 직면한 조선사회 속 개신교의 전파와 기독교 신앙이 한국 사상과 접목되는 과정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특히 목회, 선교, 봉사, 교육적 측면에서 교회 역사를 살펴봤다.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을 세우고 시병원을 설치했으며, 당회와 직원회, 구역회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남녀를 구분하던 휘장을 철거해 남녀평등을 실현했던 곳으로 기록했다.
또 한국 최초로 성가대, 주일학교, 여선교회를 조직하고 명망 있는 음악가를 배출하는 등 종교·문화적 ‘모판’으로 서술돼 있다. 청년들이 예배당 파이프 오르간 밑 공간에서 독립신문을 인쇄해 배포하는 등 3·1운동을 비롯한 민족사적 사건 속에서 교회와 교인들의 역할도 서술했다. 한국감리교회와 개신교의 전통예전과 교육, 교회 행정의 모범을 제시했으며, 교회를 섬긴 평신도와 믿음의 가계도도 실었다.
송기성 담임목사는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종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교육 의술 등 각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를 다수 배출케 하심으로 민족 복음화와 근대화의 길을 열어주셨다”며 “이런 교회의 자랑스러운 전통, 신앙선배들의 복음전파 정신, 역사적 영성이 성도들의 신앙생활 속에 녹아들어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사 집필책임을 맡은 오영교 연세대 사학과 교수도 “정동제일교회는 한국의 어머니교회로서 이 땅에 최초의 개신교 역사를 열고 125년간 종가(宗家) 교회로서 명예와 체통을 유지해 왔다”며 “한국 근대화와 건국 과정에 함께 한 교회 역사는 그 자체가 하나님이 함께하신 은총으로 정도제일교회만이 지닌 정체성이자 고유성,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