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委 현명한 결정” 전세계 축하 메시지…수상자 선정 이모저모

입력 2011-10-07 22:50

1901년 노벨평화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으로 여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후진국 출신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여성 인권과 평화, 민주화를 위해 비폭력 투쟁을 전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여성 3명의 공동 수상을 결정한 것은 각 개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넘어 세상에 대한 여성의 영향력을 인정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여성이 사회 전반에서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획득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을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기여한 3명이 공동 수상하는 데다 그것도 노벨평화상 역사상 처음 여성으로만 수상자가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 세계 여성들을 흥분으로 몰아넣고 있다. 여기에다 이들 수상자 중에 올해 세계 민주화의 화두였던 ‘아랍의 봄’ 운동을 이끈 인물까지 포함되면서 그간 시끄러웠던 평화상 수상자격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노벨위원회는 세계가 진심으로 지지할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여성들은 평화적인 세계를 위한 큰 희망”이라고 밝혔다.

‘아랍의 봄’을 이끈 운동가들도 예멘 출신 타와쿨 카르만에게 특별히 축하 인사를 전했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집트의 와엘 그호님은 트위터에 “카르만에게 축하 인사를 보낸다”면서 “그는 상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썼다. 그는 또 “진정한 수상은 우리 국가들이 더 민주적이고 더 인권을 존중하는 곳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호님과 함께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이끈 ‘4·6청년운동’의 이스라 압델 파타도 “타와쿨과 아랍 여성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이집트인들과 아랍 청년들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노벨평화상은 ‘아랍의 봄’이 독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노벨위원회가 아랍의 봄과 함께 아프리카에서의 여성 인권 향상에도 무게를 둬 공동 수상자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위원회가 올해 수상자를 선정할 때 논란을 줄이기 위해 고심한 결과다. 지난 2년 동안 노벨평화상 선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09년에는 첫 미국 흑인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돼 ‘업적 논란’이 일었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수상자로 선정돼 중국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다.

대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이 아랍의 봄을 키워드로 꼽았으나 노르웨이 TV2방송만은 노벨평화상이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로써 TV2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이후 3년 연속 수상자를 정확하게 맞혔다. 아랍의 봄 확산에 기여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SNS가 유해 정보도 확산시키는 측면을 고려해 최종 탈락했다는 후문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