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만 누구…예멘 혁명의 어머니, 반정부 시위 주도
입력 2011-10-07 22:55
1901년 노벨평화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으로 여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후진국 출신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여성 인권과 평화, 민주화를 위해 비폭력 투쟁을 전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여성 3명의 공동 수상을 결정한 것은 각 개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넘어 세상에 대한 여성의 영향력을 인정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여성이 사회 전반에서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획득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의 강력한 후보였던 ‘아랍의 봄’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튀니지, 이집트 등에서 시민혁명을 이끈 많은 민주화운동가가 수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노벨위원회는 예멘의 32세 여성 타와쿨 카르만을 선택했다.
카르만은 기자이자 인권운동가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33년 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한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다.
7일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카르만은 “정말 행복하다”며 “노벨상 수상은 예멘 민주화 시위대의 승리”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혁명이 미완으로 남는 것을 용인하지 않고 완전한 권리를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카르만은 예멘에서는 ‘혁명의 어머니’로 불린다. 실제로는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2005년 비정부 기구 ‘자유여성언론인(Women Journalist Without Chain)’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와 인권 및 민주주의 신장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2007년부터는 수도 사나에서 정기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왔다. 예멘 야당 ‘이슬라(Islah)’의 당원으로 정치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살레 정권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 조직을 만들어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 불법 시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금은 8개월째 거리로 나와 젊은 활동가들과 함께 시위를 이끌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전까지도 카르만은 사나 ‘변화의 광장’에 설치된 시위대 텐트에 머물고 있었다.
카르만의 아버지 압둘 살람 카르만은 살레 시절 법무장관을 역임한 적이 있지만 정권의 부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공직을 사임했다. ‘부전여전(父傳女傳)’인 셈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