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깔로 이야기의 장 만들어 가겠습니다”… 데뷔후 첫 토크쇼 MC 도전 배우 이미숙

입력 2011-10-07 19:03

배우 이미숙(51)이 1979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토크쇼 MC에 도전한다. 그가 마이크를 잡는 프로그램은 케이블 요리 채널 올’리브에서 제작하는 ‘이미숙의 배드신(Bad Scene)’.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존재감을 뽐낸 명배우의 토크쇼 도전에 방송가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서울 압구정동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미숙은 “새로운 장르(토크쇼)에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오히려 전문MC가 아니라는 점이 (게스트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이 1년 넘게 방송을 함께 해보자고 끈질기게 요청했다”며 “내가 원하는 대화의 색깔로 이야기의 장을 만들어준다면 진행을 맡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여 주셨다. 그래서 결국 하기로 했다”고 했다.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를 묻는 질문엔 “젊은 남자면 다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저는 딱히 착하지도 못되지도 않거든요. 다만 자랑할 수 있는 건 거짓말을 안 하고 느낀 대로 얘기한다는 거예요. 꾸며댈 만한 능력도 없고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어요. 솔직담백함 자체가 제 단점이자 장점인데 장점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웃음).”

‘배드신’은 MC와 게스트가 함께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배드신’이라는 제목은 토크쇼가 자신의 인생에서 안 좋았던 순간을 주제로 삼기 때문.

이미숙에게 인생에서 힘들었던 ‘배드신’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그는 과거 슬럼프를 겪어야 했던 시기를 거론했다. “80년대 배우로서 승승장구하던 정점에서 한 발짝 물러서야 되는 위기를 맞았던 적이 있어요. 저 스스로 나이가 든다고 느끼고 주변에서도 나이가 드니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의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제 뜻을 굽히지 않았죠. 제 수준에 맞는 일이 들어오기까지 공백이 10년 정도 생겼어요.”

‘이미숙의 배드신’은 8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올’리브와 스토리온에서 동시 방송된다. 배우 윤희석(36)이 보조MC로 이미숙을 돕는다.

윤희석은 “기존 토크쇼와는 다르게 재미 위주의 얘기보다는 진정성 있는 솔직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윤희석은 “프로그램에 누가 되지 않게 이미숙 선배님을 잘 모시겠다”며 웃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첫 방송에서는 배우 장혁이 출연, 과거 100번 넘게 오디션에 도전한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는 97년 외환위기로 실직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일, 번번이 오디션에 낙방하면서도 연기의 꿈을 접지 않았던 이유를 들려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