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위에 태양이 솟습니다… 천국 같은 가을 아침입니다’

입력 2011-10-07 18:49

미군들의 외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미국 국방외국어대학(Defense Language Institute Foreign Language Center·DLI)에서 6일 오후(현지시간) 한 미군 병사가 만든 한글 자작시가 낭송됐다.

이 시의 제목은 ‘가을 아침’으로 메건 스미스(한국명 송미란) 일병이 직접 지은 것이다. 그는 한국과 전혀 연고가 없다. 지난해 DLI 내 한국어학교에 입교, 10개월 만에 시를 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이다. ‘나무들 위에 태양이 솟습니다…(중략) 과수원에서 사과들이 자라나는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천국 같은 가을 아침입니다’. 이 시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DLI가 개최하고 연세대학교가 후원해 마련한 백일장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DLI에는 현재 1년6개월 과정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수강생이 350명에 이른다. 아랍어와 아랍어 방언, 중국어, 다리어와 파슈툰어 등 아프가니스탄어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DLI 공보담당 내텔라 커터는 “특정 외국어를 공부하는 학생 수는 당시 국제정세 등의 영향으로 미군 내 외국어 수요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DLI는 23개국 언어와 2개 방언 등 모두 25개 언어를 가르치는 공인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소속 전문 외국어 교육기관으로, 교수 2000명에 학생은 3500명이다. 1946년 한국어 과정이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운 사람은 모두 1만3500여명에 이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