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라덴 제거 작전 도운 파키스탄 의사, 반역죄 등 혐의 기소당해

입력 2011-10-07 18:31

미국의 오사마 빈라덴 제거 작전에 협조했던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의사가 반역죄 등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이 그간 이 의사의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점을 감안할 때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진상조사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방정부 소속 의사인 샤킬 아프리디를 반역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아프리디는 빈 라덴의 DNA를 얻기 위해 지난 3월부터 4월 사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아 은신처가 있는 아보타바드에서 예방 접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시도는 실패했지만 아프리디는 지난 5월 2일 빈라덴이 사살된 직후 체포됐다.

진상조사위는 “아프리디를 심문한 결과 아프리디는 예방 접종을 핑계로 빈라덴의 정확한 소재 파악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한 국가 반역 행위로 아프리디는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는 아프리디가 빈라덴의 소재를 파악한 뒤 관련 정보를 미국 정보기관에 넘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역죄 판결을 받으면 아프리디는 교수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전 대법원 판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진상조사위는 또 사전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미군의 빈라덴 제거작전의 진상과 빈라덴이 어떻게 수도 인근 지역에 5년 동안이나 은신할 수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아프리디를 체포한 직후부터 아프리디 석방을 촉구해 왔다.

한편 진상조사위는 이날 그간 억류하고 있던 빈라덴 가족 10여명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 해제를 해제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