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프·보위·카르만… 노벨평화상에 여성 3명

입력 2011-10-08 00:09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엘렌 존슨 설리프(72)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여성 3명이 선정됐다. 공동 수상자는 레이마 보위(39) 라이베리아 평화운동가와 ‘아랍의 봄’ 민주화운동을 이끈 타와쿨 카르만(32) 예멘 인권운동가다.

여성 3명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며, 여성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2004년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이후 7년 만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 “세계 평화 구축 활동 및 여성의 권리를 위한 비폭력 투쟁”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설리프는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2005년 당선됐다. 1980~9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나서며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새뮤얼 도, 찰스 테일러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에 맞서 저항하다 사형 선고를 받고 두 차례 망명을 하는 등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 섰다. 내전이 종식된 뒤 처음 치러진 대선에서 유명 축구선수 출신인 조지 웨아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보위 역시 라이베리아 내전을 종식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흰 티셔츠를 입은 여성들을 이끌고 기도와 침묵시위로 테일러 정권에 항거했다. 설리프가 대통령이 되는 데 디딤돌을 놓았다. 설리프와 보위는 정치적 동지로 평가받는다.

카르만은 예멘 인권운동가이자 기자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다. 2007년 5월 이후 매주 화요일 사나 대학 앞에서 비폭력 시위를 벌여 왔다.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선정한다. 시상식은 노벨 창설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7억3000만원)가 수여된다.

올해 후보에는 241개 이름이 올랐다. 이집트 청년연합 단체 ‘4월6일 청년운동’과 이 단체 공동 창립자인 이스라 압델 파타, 역시 이집트 시민운동가인 아흐메드 마헤르, 구금됐다 풀려나 영웅으로 떠오른 와엘 그호님 구글 이사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2009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상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