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이어 서울서도 또…주한미군, 여고생 성폭행…주한미군, 야간통금 재개

입력 2011-10-07 21:39

경기도 동두천시에 이어 서울에서도 주한미군의 10대 여학생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7일 서울 서교동 한 고시텔에 침입해 혼자 자고 있던 여고생 A양(18)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미8군 제1통신여단 소속 R이병(21)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R이병은 지난달 17일 오전 5시45분쯤 A양을 성폭행하고 노트북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R이병은 “노트북은 훔쳤지만 성관계는 서로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참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현장에 남은 증거 등으로 미뤄 R이병이 사건 당일 오전 미군 동료와 A양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A양을 고시텔에 데려다준 뒤 다시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12일 R이병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주한미군에 대한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재개했다. 지난해 7월 2일 통행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1년3개월여 만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존 D 존슨 미8군사령관 명령으로 전체 주한미군에 대해 이날부터 통행금지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들은 평일에는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주말에는 새벽 2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된다.

이번 통행금지 조치는 존슨 사령관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존슨 사령관은 다음날 미국 출장이 잡혀 있음에도 어제 저녁 참모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존슨 사령관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주한미군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한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것을 크게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용산 미군기지 선임 지휘관인 데이비드 컨보이 미 육군 준장은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마포에서 발생한 미군 병사의 혐의와 그로 인해 발생할 고통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친구 및 동맹국들에 존경받고 명예로우며 신뢰받을 수 있는 이웃으로 남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