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현직 검사장급에도 1억 줬다”
입력 2011-10-07 23:22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7일 “현직 검사장급 인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검찰이 자신의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다.
이 회장은 “2009년 10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소개로 검찰 쪽 사정에 정통하다는 사업가 김모씨를 만났으며, 김씨가 ‘권재진 장관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 일을 풀려면 돈이 좀 필요하다’고 말해 수표로 1억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수표는 SLS조선 급여통장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돈 전달자로 지목된 김씨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 회장은 또 “두 차례 검찰 조사에서 몇 년 전 권 장관이 모 지방대 총장에 대한 경찰 조사를 무마시켰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이 이런 내용을 조서에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주변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런 언급이 있었지만 앞뒤가 맞지 않고 현재 사건과 관련이 없어 조서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이 회장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과 금호동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회장의 형, 매형, 친구 강모씨 자택도 압수수색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는 SLS그룹 법인카드 내역서를 비롯해 10억원대 현금과 상품권, 법인카드, 차량 등을 지원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수집했다.
검찰이 강제수사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이 회장의 진술과 자발적 자료 제출만 기다려서는 수사가 더뎌지고, 자칫 의혹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은 피내사자 신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SLS그룹의 법인카드로 상품을 구입한 인물 신원 파악을 위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카드 사용 내역에 나오는 면세점 등 국내 가맹점에 구매 관련 상세 자료를 요청했다. 또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상품권의 사용자를 찾아내기 위해 해당 백화점에 상품권 사용자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