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기연 창립 1주년 기념예배… “남북 화해의 해법은 강자가 약자를 품는 것”
입력 2011-10-07 18:09
“통일 후 우리가 북한에 경제지원 한다면 억울하겠습니까? 반세기 넘게 예수 모르고 지낸 그들이 복음 듣고 우리와 같은 하나님 자녀가 되면 속상하겠습니까?”
7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알렌관에서 열린 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 창립 1주년 기념예배에서 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가 질문을 던졌다.
박 목사는 “마태복음 20장에 보면 포도원에서 일한 시간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지 않고 동일하게 한 데나리온씩 받은 것에 대해 먼저 온 품꾼들이 주인에게 불만을 표했다”며 “그 이유는 나중 온 자들에 대한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죽기 직전 1시간 예수 믿은 사람과 40년 믿은 사람에게 하나님은 같은 구원을 베푸신다. 사랑이 있기에 공평하신 것”이라며 “이미 충분한 풍요를 누리고 있는 한국이 사랑을 갖고 한 형제인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평화증언’에서 한완상(서울 새길교회) 장로도 설교에 힘을 보탰다. 한 장로는 김영삼 정부 통일원 장관, 김대중 정부 교육부총리, 노무현 정부 한국적십자 총재를 지냈다. 그는 ‘이사야서 11장’에서 묘사한 평화의 나라를 예로 들어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본문에 ‘사자가 소처럼 풀을 뜯는다’고 나와 있다. 북한을 주적으로 두고, 이로 인해 이념 대립, 분열이 있는 현 상황에서 화해 비결은 강자(사자)가 약자의 주식(풀)을 먹는 것처럼 체질(대북정책)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북한에 비해 30배 이상 부유한 강자의 입장이다.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
한 장로는 이어 “이승만, 김영삼 전 대통령과 현 이명박 대통령의 공통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장로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임기 기간 중 남북관계가 경색됐다는 것”이라며 “크리스천들, 특히 목회자와 장로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강경 대북정책이 완화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예배 사회를 맡은 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기도에 거룩한 부담을 갖겠다”고 답했다.
예배 후에는 2012년 사업계획이 소개됐다. 평통기연 공동사무총장 허문영(평화한국 상임대표) 박사는 “정치, 경제, 사회 전문가들이 작성하는 평화 칼럼과 통일교육서 발간, 목회자·평신도 전문가 통일학교 및 8·15 통일대회 개최를 통해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평통기연은 진보와 보수 교단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연합해 지난해 10월 창립한 초교파 단체다. 현재 길자연(서울 왕성교회)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손인웅(서울 덕수교회)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이종복(인천 은혜감리교회)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목사가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