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깊은 영국교회 절도범 몰려와 골치

입력 2011-10-07 18:09

영국 교회가 때아닌 절도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쪽 기독교 뉴스 매체인 ENI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영국 교회와 기독교 기관들이 절도범들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주로 훔쳐가는 교회 물건은 구리로 된 조명 이음대, 납으로 된 빗물 받침대, 청동상, 철문 등이다. 교회 종, 지붕 등도 절도 대상이 되고 있다.

절도의 원인은 중국, 인도 등 제3세계의 수요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웨일스 교회의 보험 업무 90%를 담당하는 에클레시애스티컬 보험 관계자는 “중국, 인도, 브라질의 개발 붐으로 납과 구리 수요가 많아지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라며 “교회 지붕까지 뜯어가는 바람에 수리하느라 교회가 파산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간 교회로부터 제기된 보험처리 요구는 1900건이었다. 2003년 같은 기간 보험처리 요구는 10건에 불과했다.

영국 교회는 대부분 100년 이상 된 역사적 건물이 많다. 따라서 교회 대상의 절도범 증가는 단순한 절도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심각한 문화재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영국인들의 시각이다. 교통경찰국 책임자는 “영국에서 한 달간 발생하는 범죄 1만 건 중 7000건이 이 같은 철과 관련된 절도 사건”이라며 “교회 절도는 테러리즘 다음으로 가장 중대한 범죄로 부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