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갤럭시S2’ 덕에 기대밖 선전… 삼성전자, 4분기엔 더 크게 웃는다
입력 2011-10-07 17:54
삼성전자가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불황과 애플과의 특허소송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 덕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일부 전자,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와 LCD, TV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부진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밑돌 것이란 최악의 예측까지 나왔다.
◇스마트폰 기대 이상, 반도체도 선방=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2는 5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하루에 6만600여대, 1분에 50대가량 팔린 셈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휴대전화 중 가장 짧은 기간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제품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360만대, 유럽 340만대, 아시아 230만대 등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점유율 50% 안팎을 유지하던 삼성전자는 갤럭시S2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점유율 55% 이상을 기록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10여개국에선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견제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며 “결국 특허 소송의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시장에서의 판단은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부문도 시스템 대규모직접회로(LSI) 등에서 실적이 좋아 당초 우려와 달리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LCD 부문은 영업적자를 피하기 힘들겠지만 동종업계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4분기 더 좋다=업계에선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의 감산 등으로 반도체와 LCD 값이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고, 통신 부문에서도 신제품 출시로 영업이익이 3분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도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는 전자업계 성수기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좋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선보인 ‘갤럭시S2 LTE’에 대한 관심이 높아 판매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4S’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터라 본격적으로 신제품 판매가 시작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와 LCD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반도체 부문은 최근 D램 가격 하락세가 주춤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D램 20나노급 제품 양산을 시작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TV 등 가전 수요도 4분기에는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살아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 달성한 ‘매출 150조원, 영업이익 15조원’을 올해도 지켜낼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17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이다. 3분기 실적만 유지해도 무난하게 지난해 실적을 돌파할 수 있다는 평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