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① 羅 거액 재산·朴 모금 과정 ‘현미경 검증’ 통과할까
입력 2011-10-08 00:11
10·26 재·보궐 선거 후보등록이 7일 마감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후보등록 직후가 아닌, 오는 1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가능하다”며 사전 선거운동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통합 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검증, 투표율, ‘박근혜·안철수 지원’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검증 시작=여야는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후보 재산 등에 대한 미세 검증에 착수했다. 총 재산이 40억5757만원이라고 신고한 나 후보의 경우 거액 예금과 부동산이 주목 대상이다. 나 후보자는 본인이 11억7183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서울 신당동 상가건물을 지난해 30억원(공시지가 기준 20억7700만원)에 매각했기 때문에 은행 예금이 많아졌다고 나 후보 측은 설명했다. 지하 1층·지상 3층의 이 상가를 나 후보 내외는 2004년 17억원에 사들여 시세차익을 13억원가량 얻은 셈이다. 나 후보는 또 서빙고동에 11억6000만원의 아파트(166.98㎡)와 배우자 명의로 경기 성남 분당구에 토지 총 5474㎡(공시지가 5억1223만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박 후보는 배우자 운영 인테리어 업체의 일감 확보, 박 후보가 상임이사로 있던 아름다운재단의 기업 후원금 모금·운영 실태 등이 주요 검증 항목이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박 후보가 참여연대의 힘을 빌어 자신이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대기업의 기부금을 끌어모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새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04년 직접 운영하는 건물 2곳에 아름다운 가게를 열 때 아름다운재단 측에 인테리어 시공을 해주겠다는 현물 기부를 제안했다”며 “하지만 아름다운가게 측은 ‘직접 시공하겠다’며 현금 기부를 요청했고, 그 공사는 박 후보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가 시공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신고한 재산은 5억원이 넘은 본인 및 배우자 부채 탓에 전체 재산은 마이너스 3억7200만원이었다.
◇투표율 최대 변수=20·30대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박 후보가 유리하고 반대일 경우 고연령대와 보수성향 투표자들이 선호하는 나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궐선거가 비록 평일에 치러지지만 관심이 많아 투표율은 4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투표율 45%가 승부를 가르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결국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며 “투표율이 50%를 넘거나 육박할 경우 박 후보가, 45%를 밑돌 때는 나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거리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 후보 지원 여부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박 전 대표가 유세에 참여하면 보수성향 유권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투표장에 끌어모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의 지원에 따른 표 확장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배 본부장은 “주민투표와 ‘안철수 현상’을 겪으며 상당수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를 이미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진보·보수성향 표심이 뚜렷이 갈려 있다는 게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며 “따라서 박 전 대표나 안 원장의 지원은 지지층 외연 확대보다는 공고히 하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두 후보가 TV 토론을 통해 얼마만큼 지지층에게 신뢰감을 심어줄지 여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장희 엄기영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