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서 만난 김소월 詩… 고유 문자 가치 일깨워

입력 2011-10-07 17:44


제565돌 한글날인 9일, 우리 민족의 가장 빛나는 문화유산인 한글이 갖는 가치를 되새기고 잘못된 언어습관을 반추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 두 편이 KBS 1TV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는다.

우선 오전 10시50분엔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김소월, 아프리카에 가다’가 전파를 탄다. 제작진은 한국 어학연수 기회를 잡기 위해 한글을 공부하는 아프리카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민족 고유의 문자가 갖는 힘을 조명한다. 아프리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네 차례나 배출했지만 많은 국가가 오랜 식민 통치의 후유증으로 고유 문자를 잃어버린 대륙이다.

콩고의 한 대학에 어느 날 ‘김소월의 시를 번역하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는 것을 시작으로 카메라는 콩고 학생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대자보는 한국 어학연수생 선발을 위한 오디션 과제를 적은 것. 오디션 우승자 1명에겐 1년 동안 한국 어학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도전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사전과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가며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를 한 소절씩 해석해나간다. 프로그램은 이런 모습을 통해 문자는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닌 한 민족의 정신적 유산을 만드는 중요 기제임을 확인시켜준다.

오후 1시20분엔 특집 기획 ‘청소년 욕 사용 실태보고-고운 입! 미운 말?’이 방송된다. 청소년의 욕설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이들의 언어 습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내용이다. KBS는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와 함께 최근 전국 14∼19세 청소년 1518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6%에 불과했다. 응답자 대부분(73.6%)은 초등학교 때부터 욕설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은 이밖에도 일선 학교 교실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 욕설이 난무하는 우리 교실의 실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아나운서, 심리학자, 교사 등이 출연해 욕설 사용 근절을 위한 다양한 대안도 제시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