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교회가 잡스 장례식에서 시위하는 이유는?

입력 2011-10-07 13:24


[미션라이프] 미국의 한 교회가 스티브 잡스의 장례식에 피켓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6일(현지시각) 캔자스주 토피카에 있는 웨스트버러 침례교회(Westboro Baptist Church)가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 대해 신께 감사하며 장례식에서 피켓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유는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동성(同性) 결혼’에 책임이 있다는 것. 동성 결혼이 인류의 멸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한 이 블로그에는 피켓 시위에 참가하라는 독려가 달려 있다.

이 교회가 스티브 잡스 때문에 동성결혼이 확대됐다고 믿는 것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맨해튼 선언(Manhattan Declaration)’이라는 아이폰 앱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이 앱은 동성애자의 결혼 등을 비판한 것으로, 맨해튼 선언은 2009년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 100여명이 낙태 및 동성 결혼을 반대하며 발표했다.

이 앱은 당초 애플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4+ 등급이었지만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 등에서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CEO에게 이 앱을 제거해달라고 청원을 내자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이 앱을 삭제했다.

미국 팔로알토 경찰청 관계자는 “이 교회가 피켓시위 계획을 알려 왔으며 아마도 시위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했다. 또한 허가된 시위에 대해서는 집회 및 의견 개진의 자유를 존중하여 시위대를 보호하게 된다고 했다.

웨스트버러 침례교회는 변호사 출신의 프레드펠프스(82) 목사가 이끄는 독립교단이다. 신자 대부분이 그의 가족과 친지들로 동성애를 신앙 양심에 위배 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네티즌들은 이와 관련해 “장례식장에서 시위라니 너무한 것 아니냐”, “아무리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하지만 과한 것 같다”라는 의견과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은 안 된다”, “성경은 동성애를 죄악으로 보고 있다”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애플의 신임 CEO인 팀 쿡은 동성애자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팀 쿡은 독신으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낸 일이 없으나 일부 언론 매체에 의해 “가장 영향력 있는 게이”라는 기사가 나오면서 동성애자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