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9일간의 열기 속으로… 4500여명 참가 화려한 개막식

입력 2011-10-06 21:30

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수영만 시대를 접고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 시대를 연 첫해인 올해 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9일간 해운대 일대에서 펼쳐진다.

저녁 7시50분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내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배우 안성기 강수연 장동건 차승원 유아인 김선아 김하늘 등과 임권택 정지영 강제규 이장호 감독 등 한국 영화인들은 물론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일본 오다기리 조, 중국 판밍밍, 중국 쉬커(徐克) 감독 등 월드스타와 관객 4500여명이 참석했다.

영화배우 엄지원 예지원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조직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의 개막선언에 이어 아시아영화인상(수상자 쉬커 감독) 시상, 심사위원 소개,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작 소개 및 상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개막작은 송일곤 감독,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 어두운 과거에 대한 기억 때문에 마음을 닫아버린 전직 복서와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시력마저 잃었지만 밝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는 여성의 운명적이고도 지순한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다.

개막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송 감독은 “통속적인 소재이고,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역사적 장소가 될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되는 첫 영화라 영광스럽지만 부담도 된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굉장히 영광스럽고, 그만큼 부담도 있지만 그 부담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효주는 “진심을 담았고, 마음을 다해 찍은 영화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70개국에서 총 308편이 초청됐다. 이 중에는 세계에서 처음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89편과 제작국 밖에서는 처음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6편이 포함돼 있다.

초청작들은 거장 감독의 화제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시아 영화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 아시아 영화계의 인재 발굴을 주도하는 뉴커런츠, 세계 각국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월드 시네마’ 등 11개 섹션으로 나눠 영화의 전당 등 해운대 일대 5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한국 영화 회고전에는 1960년대 한국 대중·장르 영화를 주도했던 김기덕 감독의 작품 8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홍콩 독립영화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욘판 감독 특별전, 포르투갈 및 호주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획전도 마련됐다.

부산=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