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추가 유동성 공급 나선다…伊 양대 은행 신용등급도 강등
입력 2011-10-07 00:53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금융경색을 맞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춘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트리셰 총재는 “집행위원회가 각각 10월과 12월 시작하는 12개월 만기와 13개월 만기 장기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자산담보부 증권 매입을 재개해 400억 유로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CB는 또 정기적인 자본 충당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적어도 내년 7월까지는 은행들이 원하는 만큼 최대한으로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ECB는 이날 시장의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하며 현행 1.50%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트리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냄으로써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경제가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의 긴장과 자금 공급에 불리한 여건이 하반기 유로존의 경제성장 속도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이탈리아 양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 산파올로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2로 두 단계 강등시키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위기 지원역량이 약화됐다는 게 강등 이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 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뒤 “독일 정부는 은행의 자본 확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통 가이드라인과 은행에 대한 추가 스트레스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은행감독청(EBA)도 그리스 국가부도의 경우 은행들에 어느 정도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3차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