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손학규 “우리가 박원순 후보 해방시켜 주자”
입력 2011-10-06 18:40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박원순 범야권 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해 “우리가 박 후보를 해방시켜 주자”고 말했다. 손 대표는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박 후보를 만나 “서울시장 선거에 나를 비롯한 민주당은 전적으로 몸을 바쳐서 할 테니 민주당에 입당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해 편하게 생각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고) 돌아와 주셔서 고맙다.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고 반겼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나서면서 여러 사람들이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러나 어제는 (손 대표의 대표직 사퇴 논란으로) 일비하는 날이었고, 오늘은 일희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에 입당해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주변 압력도 높았을 것”이라며 “야권 단일후보는 대통합의 정신에 입각한 것으로 민주당 당적을 갖든 안 갖든 박 후보는 민주당 후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통합과 변화, 혁신은 시대정신이고 정당의 큰 화두”라며 “실제로 민주당이 중심이 돼 변화와 통합을 이뤄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대표와 박 후보는 약 20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서는 민주당의 선거 지원 및 협력 방안, 선거 전략 등이 논의됐다. 박 후보는 면담을 마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가 민주당이 총력을 다해 돕겠다고 그야말로 백지수표를 주셨다”면서 “오늘부터 어떻게 캠프를 꾸릴지 논의할 것이고, 민주당이 중심이 돼 캠프를 채워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시민후보가 기존 정당과 협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한나라당 비판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전체적인 흐름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지역위원장 간담회에 손 대표와 함께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당 여부를 밝힐 예정이나 무소속 출마가 유력하다.
한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대에서 열린 대학원 입학설명회에서 기자들이 박 후보 지원 여부를 집요하게 물었지만 “제 일이 아니니까 제가 드릴 말씀이 전혀 없어요”라고 답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