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면전된 특허소송에서 승리하려면
입력 2011-10-06 17:50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통신 기술 특허에 대한 애플의 무임승차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고, 가처분 소송 대상 국가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4S 발표 행사 이후 소송을 제기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과의 정면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의지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애플과의 물밑 접촉을 통한 타협 가능성도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1년간 애플에 파는 부품 매출액과 패소할 경우 배상금 등 70조원을 물어줄 각오로 이번 특허소송에 임하고 있다. 배수진을 친 삼성전자는 국내외 법률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소송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자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놓고 애플과 경쟁을 벌여 왔다. 이번이야말로 한국 대표기업의 기술력과 자존심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할 때다. 미국에서 1만67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한 삼성전자는 차제에 자체 운영체제를 강화하고, 특허를 활용한 수익 창출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
기술이 융·복합된 제품의 증가로 특허 쟁탈전이 전자·정보·통신·자동차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 특허 경매·중개업 활성화, 신규업체 진입을 견제하기 위한 특허 블록 구축, 특허권을 공동으로 매입·관리하는 특허 방어펀드 급증, 특허침해소송을 통한 합의·배상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특허권 관리기업(NPE) 부상 등 세계적인 특허 비즈니스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특허권 매입, 전략적 기술 제휴 등을 통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특허를 비지니즈 자산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특허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특허 지원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