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에코처치 '장충교회'
입력 2011-10-06 14:15
[미션라이프] 서울의 장충동에 새로운 명물이 탄생했다. 장충교회다. 서울 중구 장충동 115번지에 위치한 58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 예수교 장로회(합동) 소속 교회다. 이 교회가 새 시대, 새 사명을 위하여 새로운 교회당을 지었다. 2004년에 착공하여 2010년 말에 완공한 두 동의 아치형 건물이다.
건물을 바라보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느낌이 있다. “영감이 넘친다. 무엇인가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가 있다. 살아 숨 쉬는 생동감이 있다.” 교회를 설계한 한동대학교의 김학철 교수는 “신학적, 생태학적, 사회학적, 건축공학적인 모든 요소를 담았다”고 말한다.
“남산의 자락에 남산을 바라보는 새로 솟아난 작은 남산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선, 토기나 한옥의 지붕, 치마저고리의 선을 연상케 하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기법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장충교회 성도들은 이 아름다운 교회당을 보면서 각자의 느낌대로 다양한 해석을 한다. “독수리의 두 날개, 기도하는 손, 예수님과 제자, 하늘 문이 열린 교회, 세상을 향하여 벌린 두 팔.” 두 건물의 외곽선이 주는 포근함과 부드러움과 따뜻함, 그것이 바로 교회의 핵심 가치인 하나님의 사랑이 아닐까.
◇교회당을 짓게 된 배경
저희 장충교회는 1954년 2월 14일 38명의 성도들이 모여 창립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후 하나님의 은혜로 날로 성장하였습니다. 특히 1996년 1월 7일 남창우 목사님이 제 4대 담임목사로 부임이후 급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 700여명의 장년 성도가 2000년도가 되면서 1300명을 넘어 1400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예배실은 400석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예배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습니다. 보조 의자를 놓아야 했고 유초등부나 중고등부의 분반 공부할 공간이 없어 이웃집 계단에 앉아서 공부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차 공간이었습니다. 기존의 교회당은 1964년에 준공된 것으로 외관도 아름답고 튼튼하게 잘 지은 건물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공간중의 하나인 주차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교회의 비전인 다음 세대를 키우는 교회가 되기 위하여 다음 세대에 걸맞는 공간과 시설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이 교회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50년간 하나님이 우리 교회에 주신 은혜를 되새기며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하여 목사님과 당회원들이 기도하며 교회당 건축을 결의하고 2003년 건축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당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
교회 건축은 목사님의 목회 철학이 잘 반영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저희 장충교회는 다음의 몇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건축하였습니다.
첫째, 아름다워야 한다. 하나님이 전지 창조를 하실 때 즐겨 사용하신 말씀이 ‘보시기에 좋다’입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바꾼다면 ‘아름답다’는 말씀이겠지요.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기능적으로도 쓸모 있고 이웃 건물과도 조화를 이루며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특징 있는 건축물을 지으려고 목표를 정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건축가를 만나게 하셔서 아름다운 디자인을 하게 하셨습니다. 영감 있는 두 개의 아치형 건물은 장충동의 새 명물이 되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습니다.
둘째,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저희 장충교회는 한국 최초의 에코처치(Eco Church)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주 만물이 우리 인간의 잘못으로 더러워지고 파괴되어 모든 피조물이 함께 탄식하며 고통 중에 있는 오늘날 하나님의 창조물인 환경을 보존하고 살리는 일은 우리 교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당 건축은 이러한 사명을 실천하고 성경적인 가르침을 세상에 알리는 좋은 장(場)이라고 봅니다.
환경오염의 주범은 잘 아시다시피 유해한 화학물질입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에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소재로만 된 마감 재료를 사용하였습니다. 실내 공기를 자연 정화하는 재료를 사용하여 쾌적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예배실이 지하에 있지만 흔히 말하는 새 집 냄새가 전혀 없습니다. 습도도 자동 조절됩니다. 흡음, 단열, VOC,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 화학물질을 흡착 분해하고, 예배 도중 발생하는 CO2의 문제까지도 해결하였습니다.
셋째, 편리해야 한다. 아무리 아름답고 친환경적이라 할지라도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면 건축물로서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 쓸모 있고 재미있고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지루하지 않고 변화를 줄 수 있고 어린아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형태의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리고 건물의 관리가 용이해야 하고 유지관리비가 적게 들어야 합니다. 친환경 건물의 장점은 에너지 절약형인 것입니다. 또한 보안, 방재 시설도 완벽하여 안전성을 확보 하였습니다.
◇교회당 내부
둥 동의 건물 중 밖에서 보아서 왼쪽 큰 건물이 은혜관(본관)이고 오른쪽 작은 건물이 소망관(별관)입니다. 지하철(3호선 동대입구 3번 출구)에서 나오면 은혜관 지하 1층과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동문이 열리면서 정면에 친교실(식당)이 있고 왼쪽에 서점, 오른 쪽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지하 2층과 3층이 대예배실(Grace Chapel)... 1100석 규모의 아담한 예배실, 지하실 공기가 산속보다 더 쾌적하다. 전반적으로 흰색을 베이스로 하여 천정 앞부분 조명이 있는 곳은 검은 색으로 처리하여 심플한 느낌이다. 이 모든 색상이 천연 페인트이므로 색의 느낌이 편안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의자도 오크 원목으로 배열하여 안정감을 준다. 중2층과 양 옆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두어서 두 개의 층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벽면엔 무기계 타공 보드로 바닥은 천연 소재인 마모륨으로 강단 정면에는 수천 개의 자작나무 상자를 불규칙적으로 배열하여 특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천정과 벽면 내부에는 규조토를 사용하여 습도조절, 흡음, 단열, 냄새제거, 화학물질 흡착분해 등 다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금년 여름에 많은 비가 왔지만 지하 3층의 예배실은 곰팡이 냄새가 전혀 없고 오히려 뽀송뽀송할 정도로 쾌적했다.
지상 1층에 주차장과 카페가 있다. 이 주차장도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작품 전시회라든가 야외 파티, 금년 여름엔 주일학교 어린들의 풀장으로도 사용하였다. 카페는 이웃 주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공간이다. 이웃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반원형 카페가 장충 로타리 대로변에 있어서 장충공원과 남산이 잘 보이는 확트인 공간이다.
3층 소예배실(Gloria Hall)은 젊은이들이 미니 콘서트를 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2층은 영유아부실과 어른들의 휴식이 가능하도록 전체가 온돌로 되어있다. 4층과 5층은 유초등부실과 당회실 6층은 사역자실 7층이 담임 목사님 집무실이다.
소망관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간은 지하4층의 체육관이다. 바닥이 원목 마루로 되어있고 벽 2미터 까지는 충격에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고무로 된 골판형 소재를 사용하였다. 물론 천정과 벽면을 공기를 자연 정화하는 규조토와 천연페인트를 사용하였다. 농구, 배트민턴, 배구, 핸드볼, 족구를 할 수 있고 초등부 어린이들이 매주 토요일 마다 하는 성경놀이 프로그램인 어와나도 마음껏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많은 특징들이 있지만 몇 가지만 더 소개하고자 한다. 외부 재료 ; 외벽(지붕)재료가 산화 동판으로 청록색을 띠고 있고 유리는 로우이(Low E) 복층유리로 일반 유리보다 단열효과가 뛰어나다.
십자가 ; 보통 교회가 철탑을 세우고 그 위에 십자가를 달아 놓는데 장충교회는 십자가가 선뜻 보아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은혜관 우측면에 커튼월을 파고 드러내고 하여 십자를 표현했다. 작가의 깊은 뜻이 있다. ‘내 몸에 밖힌 십자가’다. 십자가를 달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자는 메시지가 있다. 그리고 은혜관 정면 좌측 기둥 구리 타공면에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밤이면 내부에서 비추어지는 LED 조명으로 더욱 선명해 진다. 우리가 날마다 십자가의 고난에 동참하자는 뜻이다.
외부 커텐 ; 은혜관과 소망관 두 건물의 커텐은 특수 제작한 것이다. 빛과 열과 소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페형이다. 프레임은 철제이고 내부 소재는 볏짚 보드에 타공을 하고 천연 페인트로 마감을 하였다. 이 커튼을 다 닫으면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 된다. 밑에 층은 색깔이 진하고 점점 옅어지는 변화(Gradation)를 주었다. 앞으로 다른 그림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소나무 ; 은혜관 오른쪽 카페 바로 앞 코너에 잘 생긴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어느 장로님께서 애지중지 키우던 홍송인데 여기에 어울리겠다고 하면서 기증한 것이다. 수령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50년은 족히 넘을 것 같다. 그 모양이 빼어나서 지나가는 길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왜 에코처치(Eco Church)인가?
하나님께서 하신 위대한 일을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창조사역이고 하나는 구원사역이다. 첫 번째로 하신 창조사역을 마무리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엄청난 축복을 하셨다. 그리고 동시에 명령도 하셨다. 그것이 창세기 1장28절이다. 학자들은 이를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이라고 한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들을 다스리라’는 명령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창조물인 우주 만물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한마디로 하나님의 첫 번째 명령인 이 문화명령에 대하여 불순종 한 결과라고 봅니다.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물인 환경을 보존하고 창조 질서를 회복하고 창조 세계를 정복하고 다스리면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하나님의 자녀들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사명이라고 여겨집니다. 이것을 우리 교회가 감당하자는 것이 에코처치의 성경적 배경입니다.
에코란 말은 영어로 Ecology 인데 줄여서 ‘에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헬라어의 오이코스와 로고스의 합성어입니다. 일반 사회에서는 ‘생태학’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성경적인 언어로 본다면 ‘창조신학적’이란 말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입니다. 교회 건축도 그런 맥락에서, 그런 신학적 바탕위에서 짓자는 것입니다. 디자인이며 시공이며 재료며 사람을 관리하는 모든 영역에서 문화명령을 구현하자는 것입니다. 실내 공기만 하드라도 하나님이 처음 주신 에덴동산에서의 공기를 재현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운동을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봅니다.
저희 장충교회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감히 한국 최초의 에코처치라고 자부합니다. 저희 교회 목사님의 목회 철학도 교회가 인간의 영혼 구원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성도들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는 것과 이웃 주민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