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엑소더스’… 9월에만 주식 -1조3140억, 채권 -25억원

입력 2011-10-05 18:43


지난달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1조3000억원 이상 빠져나갔다. 유럽계 자금이탈 현상이 뚜렷했던 반면 중동·아시아계 투자금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순투자 금액이 주식시장에서 1조3140억원, 채권시장에서 25억원 감소했다.

주식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의 이탈 규모는 9700억원에 달했다. 순매도액은 룩셈부르크가 62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아일랜드 5400억원, 프랑스 3100억원 등이었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순매도에 나서 이 기간 동안 총 2조1461억원어치를 팔았다. 룩셈부르크 자금은 대부분 유럽계 헤지펀드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글로벌 헤지펀드 계열이 많은 카리브해의 케이맨군도 자금은 이달까지 8개월간 3조345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그동안 국내 증시 투자가 미미했던 아랍에메리트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한 해 총 1311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던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5607억원을 사들였다. 이 밖에 싱가포르(4714억원), 네덜란드(2421) 등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변동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럽계 비중은 지난해 말 32.7%에서 지난달 30.2%로 줄었다. 반면 미국계 비중은 38.9%에서 40.4%로 확대됐다.

상장채권에 대해 외국인들은 지난달 2조3600억원을 순매수했다. 2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만기 상환 등의 영향으로 순투자(순매수에서 만기상환을 제외한 수치)는 25억원 감소했다. 외국인 채권 보유 금액은 지난 8월 84조7000억원에서 지난달 85조1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어났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같았다.

국가별로는 역시 유럽계가 채권시장에서 1조9577억원의 순투자 감소를 기록했고 그중 영국(-9000억원), 프랑스(-8000억원) 자금이탈 규모가 컸다.

반면 태국과 미국이 각각 7000억, 6000억원을 순투자했으며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순투자를 기록하며 총 6811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